뉴스데스크한범수

취객에게 폭행·욕설 시달린 뒤 사망 빈소 '침통'

입력 | 2018-05-02 20:17   수정 | 2018-05-0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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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취객을 구하려다가 폭행과 욕설에 시달리던 여성 구급대원이 한 달여 만에 결국 숨졌는데요.

오늘 공개된 폭행 당시 화면을 보니까 폭행도 폭행이지만 제3자가 들어도 충격이 가시지 않을 정도로 욕설이 지속됐습니다.

전주 MBC 한범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달 2일, 응급실로 후송된 남성이 술에 취해 여성 구급대원에게 손찌검을 합니다.

구급차에서 내리기 전에는 입에 담기 힘든 민망한 욕설도 퍼부었습니다.

″너는 뭐길래 그래. 이 XXX아.″
(구급대원이에요, 구급대원!) ″참, XX″

폭행과 욕설에 시달린 51살 강연희 소방위는 그날의 충격을 끝내 이기지 못했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던 강 씨는 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뒤 어제 새벽 숨을 거뒀습니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강 씨는 아들 둘의 어머니였습니다.

같은 소방관 동료인 남편은 오늘 하루 빈소를 지켰습니다.

[故 강연희 소방위 남편]
″CPR(심폐소생술)을 해서 환자들도 많이 구해주고….그런데 막상 본인이 이렇게 돼 버리니까 어떻게 보면 참 아이러니 하고….″

강 소방위는 지난 98년 임용된 이후 20년간 2천여 명을 구조한 베테랑이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함께 했던 동료들은 강 씨의 허망한 죽음이 아직 믿기지 않습니다.

[동료 소방관]
″제 심정은 너무 황망했고요. 내 수족이 끊어져 나가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정말 엄청 많이 울었습니다.″

영결식은 내일 오전 강 소방위가 근무하던 익산소방서에서 소방서장으로 치러집니다.

정부는 강 소방위를 1계급 높여 추서하고 ′순직′으로 예우하기로 했습니다.

강 씨를 부검한 국과수는 ′뇌동맥류 파열로 숨졌다′는 1차 소견을 내놨고, 경찰은 폭행을 직접적인 사망 원인으로 볼 수 있을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한범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