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정준희

스승의 날에 곤혹스런 교사들 "차라리 없애자"

입력 | 2018-05-15 20:35   수정 | 2018-05-15 20:57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오늘(15일) 스승의 날이잖아요.

그런데 스승이 불편한 날이기도 한 모양입니다.

주인공이어야 할 교사들이 오히려 스승의 날을 폐지하자는 요구를 하고 나섰습니다.

정준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빵을 나눠주고, 꼭 안아주며 격려합니다.

2016년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스승의 날은 교사들이 오히려 뭔가 베풀어야 마음 편한 날이 됐습니다.

[이효연/고등학교 교사]
″굉장히 겸연쩍고 불편하고 내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서,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따뜻한 분위기가 됐으면…″

학생들이 주지 못하는 카네이션을 교육청 장학사들이 건넵니다.

학생 대표가 공개적으로 주는 꽃 외에 교사에게 주는 개별 선물은 모두 불법이기 때문입니다.

조심조심하면서도 혹여 구설수에 오를까, 하루 종일 긴장하게 됩니다.

[김자혜/초등학교 교사]
″아이들이 찾아오기 전에 선생님들이 학교를 퇴근을 하는 그런 흐름이 돼버렸어요. 이름만 있는 스승의 날이 된…″

이런저런 논란을 피해 서울시내 11개 학교는 아예 휴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학생이나 학부모들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집니다.

[강수린/초등학생 학부모]
″(가정통신문은) 마음만 받겠다는 내용이었고 오히려 그 선물을 주면 선생님들한테도 해가 될 수 있으니까…″

이렇다 보니 스승의 날을 아예 없애는 게 어떠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현직 교사가 올린 폐지 청원은 1만 명이 넘게 찬성했고, 전교조도 성명을 통해 스승의 날 폐지를 제안했습니다.

[한희정/초등학교 교사]
″(스승의 날에) 교육의 본질을 생각해보는 게 아니라 그 외적인 것들이 더욱 부풀려져서 이야기가 되고 있기 때문에 폐지를 했으면 좋겠다.″

축하와 감사보다 불편함이 더 크게 다가오는, 요즘 ′스승의 날′입니다.

MBC뉴스 정준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