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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훈
北-美, 대결 역사 종식…"세계사의 대전환"
입력 | 2018-06-12 20:15 수정 | 2018-06-1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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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70년 가까이 된 북미 대결의 역사, 어찌 보면 현 상황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그런 대결의 역사가 아닌가 싶은데요.
이것이 종식된다는 의미는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내용들을 여기서 우리가 읽어낼 수 있는지 박재훈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냉전시대 미국의 숙적 소련은 1991년, 스스로 무너졌습니다.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미국과 피를 흘렸던 중국과 베트남도 이미 20세기 말, 대미 수교와 함께 국제사회에 진입하면서 경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50년 넘게 지속됐던 미국-쿠바 적대 관계마저 3년 전, 오바마에 의해 해소됐습니다.
유독 북한만이 그동안 그 길에 들어서지 못했습니다.
정전협정 이후에도 늘 압도적인 미국의 힘을 의식하던 북한은 결국 핵개발을 선택하면서 미국과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북한 NPT 탈퇴 선언(1993년)]
″자주권을 행사하여 우리나라 핵무기 전파방지조약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하였다.″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미국의 전직 대통령이 평양을 찾았고, 핵 동결과 경수로를 맞교환하는 제네바 합의로 양국이 한때 가까와지는 듯 했지만, 9.11 테러와 함께 미국 대북 정책의 기조는 또 다시 180도 바뀝니다.
[부시/전 미국 대통령(2002년)]
″이런 나라(북한, 이란 등)들은 테러 동맹들과′악의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중국이 중재하는 6자회담도, 미국에 ′상대적으로 합리적′이라는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도, 북한의 핵개발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박봉주/북한 내각총리(작년)]
″핵보유국으로서의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는 더는 되돌릴 수 없는 것으로 되었습니다. (미국은) 현실을 직시하고.″
[트럼프/미국 대통령(작년)]
″북한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겁니다.″
북한은 미국 도달을 목표로 핵실험을 강행하고 미국이 험한 말로 이를 받아치며 경제 제재를 이어가는 동안 전 세계는 점증하는 전쟁의 위기에 얼어붙었습니다.
분위기는 올해 초 급변했습니다.
처음엔 서먹서먹했지만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북미간의 접촉은 서서히 접점을 넓혀 갔고, 김정은 위원장을 가리켜 ″꼬마 로켓맨″이라던 트럼프 대통령의 지칭은 ″체어맨 킴, 즉 김 위원장″으로 바뀌었습니다.
붙을 듯 떨어질 듯 북미가 살얼음판을 걸을 때마다 한국은 고도의 중재외교로 실마리를 이었습니다.
마침내 성조기와 인공기가 함께 어우러진, 믿기 힘든 장면과 함께 두 정상이 함께 선 순간 전 세계는 이 순간이 한반도와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 평화의 길로 나아가는 거대한 첫 걸음이 되길 간절히 기원했습니다.
MBC뉴스 박재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