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남재현

'마이데이터'…개인정보 사고팔아 일자리 만든다?

입력 | 2018-06-27 20:50   수정 | 2018-06-27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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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자신의 개인정보를 마음대로 사고팔 수 있게 하는 사업이 정부에서 추진됩니다.

이름은 ′마이데이터 사업′인데, 데이터를 이용한 산업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전략인데, 개인정보를 사고파는 것이다 보니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남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은행 입출금 내역이나 카드 거래 같은 금융 거래 내역을 넘겨주면 컨설팅을 해 주는 회사입니다.

휴대전화에 저장된 공인인증서로 한 번만 인증을 하면 회사가 고객의 금융거래 내역을 가져갑니다.

대신 이 회사는 고객의 소비성향을 분석해, 자신에게 맞는 신용카드나 금융상품을 알려 줍니다.

반응이 좋아 회원 수가 벌써 160만 명이 넘었습니다.

[박소영/앱 이용자]
″자주 사용하는 체크카드의 잔고내역이라든가, 적금현황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한꺼번에 볼 수가 있더라고요.″

고객의 건강 정보를 가져가는 회사도 있습니다.

손목에 밴드만 차면 자동으로 걸음횟수와 수면량, 심박 수가 휴대폰에 저장된 뒤 회사로 전송됩니다.

회사는 고객들에게 건강상태를 알려주고 적당한 운동의 종류와 운동량을 제안합니다.

[송승재/데이터 헬스케어 업체 대표]
″내 건강과 관련된 데이터를 본인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개인정보를 주고 혜택으로 돌려받는 ′데이터거래′입니다.

그러나 개인이 줄 수 있는 정보는 아직 한정적입니다.

자신의 휴대폰 위치추적정보나 진료기록, 쇼핑내역이나 포털 검색어 등은 내가 생산한 정보지만 내가 마음대로 가질 수 없는 대표적인 정보입니다.

[윤철한/경실련 소비자 정의센터 국장]
″기업이 나의 어떤 정보를 가지고 있고 또 그런 정보를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알권리가 있는데 잘 알려주고 있지 않습니다.″

정부가 개인정보에 대한 권리를 개인에게 돌려주고 데이터거래를 활성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개인정보를 언제든지 다운받아 타인에게 팔 수 있는 ′마이데이터′계획입니다.

[박재현/한국데이터진흥원 정책기획실장]
″개인들이 동의하는 경우에 한해서 개인정보를 기업에게 판매할 수 있는 거고요. 판매 수익의 일정 부분을 다시 개인한테 돌려줄 수도 있는 것이고.″

실제로, 개인정보 거래가 활성화된 미국에서는 학업 정보나 의무기록, 전력 사용량도 개인이 다운받아 거래할 수 있습니다.

2012년부터는 환자가 본인의 병원 의무기록을 다운받아 건강관리 업체에 넘겨줄 수도 있습니다.

[美 블루버튼 사]
″당신의 건강정보입니다. 당신의 건강을 위해서 자신의 건강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일자리가 늘어날 거라는 전망이 있지만 미국에 비해 개인의 권리가 약한 우리나라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은우/변호사]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동의를 해서 넘어가게 하면 본인은 동의했다는 이유로 어떠한 개입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될 수도 있는 거죠.″

기업들이 해킹을 당할 경우 개인정보가 대량 유출될 위험도 있는 만큼 철저한 보안 대책도 필요합니다.

MBC뉴스 남재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