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임현주

사법농단 추가 문건…대통령 '입맛' 맞추고 의원 '미끼' 로비

입력 | 2018-07-31 20:03   수정 | 2018-08-0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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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을 입증해줄 당시 대법원의 410개 문서파일 중 미공개 파일 228개가 오늘(31일) 모두 공개됐습니다.

여기엔 양승태 사법부가 자신들의 숙원사업이던 상고법원 설립을 위해서 정치권과 언론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그 자세한 내용을 보도해드리기에 앞서 당시 양승태 사법부는 어떠한 인식수준 아래 이런 일들을 벌인 건지, 고백하듯 적어놓은 한 대목을 소개합니다.

상고법원 추진 논리는 ′이성적인 법조인에게나 통할 수 있는 논리일 뿐이고, 일반 국민은 내 사건은 대법원에서 재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기적 존재들′이라고 묘사합니다.

″이성적 법조인, 이기적인 국민″ 이러한 인식 아래 양승태 사법부는 마치 대국민 계몽운동을 하듯, 정치권과 언론을 이용하는데 먼저 청와대와 국회, 정부부처를 상대로 어떤 작업을 벌였는지 임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2015년 7월에 작성된 청와대 설득 전략 문건입니다.

박근혜 정부 집권 2년차에 세월호 사고 등이 발생해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며 해외특허법원을 설립해 박근혜 정부의 치적으로 내세울 수 있도록 협조한다고 돼 있습니다.

청와대가 상고법원 도입의 키를 쥐도록 해야 한다며 상고법원 법관 임명권도 청와대가 갖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했습니다.

입법권을 쥐고 있는 국회의원, 특히 법사위원들을 상대로 한 로비 계획은 더 치밀했습니다.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김진태, 김도읍, 이한성 의원은 공천권을 가진 유승민 원내대표를 통해 접촉한다고 했고 포항이 지역구인 이병석 의원은 노후화된 대구법원 청사의 포항 이전 방안이 검토됐습니다.

상고법원에 반대했던 법무부와 검찰을 상대로는, ′영장 없는 체포의 활성화′를 거래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체포영장 발부가 엄격하다며 검찰이 불만을 표시해 온 것에 대해 발부 요건을 완화해준 건데, 국민의 기본권을 거래대상으로 삼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양홍석/참여연대 공익법센터장]
″만약에 그대로 실행이 됐다고 하면 법원이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침해하는 기관이 된 것이죠.″

이 밖에도 20대 총선으로 여소야대 정국이 도래했을 때엔, 국민의당 등 제3세력 의원들을 우호 세력으로 포섭해야 한다고 적혀있었고 탄핵정국에서는 대북문제를 제외한 정치적 자유와 관련된 이슈에서는 과감하게 진보적 판단을 내놓아야 한다며 판별의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해 논란이 예상됩니다.

MBC뉴스 임현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