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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엽
"책 한 송이, 책 한 잔"…머물고 싶은 동네서점
입력 | 2018-08-11 20:24 수정 | 2018-08-1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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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동네 서점이 위기라는 건 어제오늘 일은 아닙니다만 요즘 다양한 아이디어로 단순히 책을 파는 것 이상의 공간이 되는 작은 서점들이 많습니다.
동물이나 식물 같은 특정 주제에 집중하기도 하고요, 함께 영화를 보고 독서 모임을 하는 서점도 있죠.
김효엽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옥마을에 야트막히 자리 잡은 이 책방의 도서 분류법은 간단합니다.
주인이 읽은 책만을 권하고 판매하는 것.
그래서 이곳의 시간은 매일 신작이 쏟아져나오는 대형서점과는 다르게 흐릅니다.
[하영남/독립서점 경영]
“10년만 지나도 그냥 완전히 고서적 취급하는 게 안타까웠어요. 아, 이 집에서 산 책은 주인이 재미있다고 하더니 괜찮구나…그걸 설득하는 거죠”
손 글씨로 정성껏 쓴 추천사는 책과의 거리를 한 뼘 더 가깝게 합니다.
[이정민]
″단지 책을 사는 행위가 아니라 내 마음 둘 곳을 공유하는 의미랄까요.″
김혜정 씨의 서점은 온통 초록입니다.
숲이 좋아 꽃집을 차렸고, 관련된 책으로 그 사이를 채웠습니다.
[남문희]
“작은 숲? 도시에 있는 작은 숲 그런 느낌이죠. 이런 식물을 나도 키워볼까 관심도 많아지고…”
동네 숲도 걷고, 식물과 관련된 독서 모임도 하는 사이, 이곳은 동네 사랑방이 됐습니다.
[김혜정/독립서점 경영]
“식물 좋아하는 것은 남녀노소가 없고, 그러다 보니 아주 어린 아이부터 연배 있으신 분들까지 자유롭게 왔다갔다하시더라고요.”
책 사러 왔다가 술을 마시기도 하고, 술 마시러 왔다가 책을 사기도 하는 곳.
주점인지 서점인지 묻자, 굳이 구분할 필요가 있냐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김종현/독립서점 경영]
″책을 떨어뜨리면 안 될 것 같은 서점도 있는 것이고, 또 책을 안 사더라도 관련된 모임을 하거나 책과 관련된 영화를 보거나 그것도 책을 소비하는 방식이라고 보거든요.″
′반짝 유행이다. 살아남기 위한 고육책이다′ 말도 많지만, 한 통계에 따르면, 자영업의 위기 속에서도 이런 개성 있는 독립 서점들은 90% 가까이 3년 이상 살아남아 선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책만 사고 떠나는 곳이 아니라 생활의 공간이 되려는 동네 서점들의 실험이 골목골목을 반딧불처럼 비추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효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