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오현석

65년 지났어도 한 핏줄…"누님 왜 이리 늙으셨소"

입력 | 2018-08-20 22:09   수정 | 2018-08-20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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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묘한 어색함, 안타까움, 반가움, 이런 감정이 교차하는 게 바로 이산가족 상봉 첫날 풍경일 겁니다.

두 시간 동안 이어진 첫 단체 상봉의 현장을 오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각각 피난길에 오른 아버지와 어머니를 따라 헤어졌던 누나와 동생.

꼬마였던 남매가 노년이 돼 만났을 만큼 이별의 시간은 길었습니다.

[김혜자/75살]
″진짜네. 아이고, 정말. 이게 얼마 만이냐. 도대체가. 정말 좋다. 아이고, 정말 좋다.″

다시 만난 남매의 주름진 눈가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습니다.

꿈에 그렸던 형은 이미 세상을 떠난 뒤, 사진으로 만난 형의 얼굴은 자신과 꼭 닮아 보입니다.

[임응복/77살]
″형이고 아우고 그러니까…. 나는 짐작으로만 생각했는데 와서 사진으로 보니까 이렇게 생겼네.″

고령으로 세상을 떠난 이산가족들이 늘면서 대신 조카나 손주들과 상봉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박성철/최동규 할아버지 조카]
(아버님 동생 분하고 닮으셨어요.) ″저희 혈육이 어디 가겠습니까. 한 핏줄인데….″

처음 대면하는 웃어른이지만, 예의를 갖춰 인사를 올리고 가족들의 선물도 전합니다.

[리관혁/이문혁 할아머지 조카]
″우리 막내아들네 손주(가 그렸지). 인민학교 소학교 3학년….″

최고령인 101살 백성규 할아버지도 며느리와 손녀를 만나 기쁨과 회한에 잠겼습니다.

오늘 상봉 대상에는 국군포로 1가족, 전시납북자 5가족도 포함됐습니다.

첫 단체 상봉에 이어 저녁 만찬을 함께 한 이산가족들은 금강산에서 첫날밤을 보낸 뒤 내일 개별상봉을 이어갑니다.

MBC뉴스 오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