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정준희

[AG] "실력으로 졌다"…박상영의 투혼과 품격의 은메달

입력 | 2018-08-20 22:32   수정 | 2018-08-20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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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리우 올림픽에서 위기의 순간, ″할 수 있다″는 말을 되뇌면서 극적인 금메달을 따냈던 펜싱의 박상영 선수, 다들 기억하시죠?

이번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메달보다 빛나는 투혼으로,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정준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2라운드 시작 직후, 박상영이 피스트에 주저앉습니다.

오른쪽 무릎 통증.

간단한 처치를 한 뒤 경기를 속행했지만 몸은 이미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특유의 스피드를 잃은 채 치르는 힘겨운 경기에, 고통은 더 심해졌습니다.

″박상영 파이팅!″

마지막 라운드.

회심의 찌르기로 2점차까지 추격한 순간.

이번엔 수술을 받은 왼쪽 무릎까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MBC 중계진]
″저 부위가 아마 예전에 (십자인대) 파열됐던 그 부위 같은데요.″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끝이라고 생각한 그때, 박상영은 다시 일어섰습니다.

쩔뚝이는 다리로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결국 석 점 차 패배.

32강 전에서 상대와의 충돌로 뇌진탕 증세까지 겪으며 올라온 결승 무대라 아쉬움은 더 컸지만, 기꺼이 승자를 축하하며 자랑스러운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박상영/펜싱 국가대표]
″부상이랑 (결과는) 전혀 관계가 없던 것 같고요, 실력 대 실력으로 진 게 맞다고 저는 생각이 듭니다. 더 큰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메달보다 빛난 건 신사의 스포츠다운 품격.

넘어지면 일으켜주고, 멋진 플레이엔 서로 어깨를 두드렸습니다.

리우에 이어 다시 한 번 펜싱의 감동을 선사한 박상영은 오는 22일 에페 단체전에서 대회 첫 금메달에 도전합니다.

MBC뉴스 정준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