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윤미

하룻밤 새 '바람 살랑'…'서해냉수대'가 기죽여

입력 | 2018-08-24 20:14   수정 | 2018-08-2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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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어제 오전까지만 해도 태풍 솔릭, 충남 보령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이 됐죠?

자 그런데, 오후에 전남 영광으로 바뀌더니 저녁때는 다시 군산, 그리고 결국엔, 전남 해남으로 들어왔습니다.

태풍이 이렇게 갈팡질팡하게 된 건 그 세력이 급격히 약해졌기 때문인데요.

김윤미 기자가 자세히 설명해드립니다.

◀ 리포트 ▶

제주도까지 치고 올라올 때만 해도 태풍 솔릭은 무서운 힘으로 한반도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러나 제주도 서쪽 해역에서 모든 게 달라졌습니다.

태풍이 제주도 서쪽에서 반나절 동안 북상을 못하고 지체하는 사이 태풍의 힘이 빠져버렸습니다.

태풍의 힘을 약화시킨 건 ′서해저층냉수대′였습니다.

제주도 서쪽 해역의 표면은 27도를 넘지만, 30미터 수면 아래 온도는 20도를 밑돌아 차갑습니다.

태풍이 냉수대를 휘젓는 바람에 수온이 6도나 떨어졌고, 차가운 바다에서는 살 수 없는 태풍에 비수를 꽂았습니다.

[문일주/제주대 태풍연구센터장]
″황해(서해)저층냉수라고 상당히 찬물이 30m 만 내려가도 있어요. (태풍이) 거기 계속 있으니 물을 계속 섞잖아요. 그거 때문에 아마 태풍이 엄청 약해졌을 겁니다.″

태풍을 냉수대에 붙들어 두고 북상하지 못하게 한 데는 일본에 상륙한 태풍 시마론도 일조했다는 분석입니다.

시마론이 북태평양 고기압을 약화시켜 기압계를 흔들고 북동풍을 일으켜 북상을 늦췄다는 설명입니다.

이렇게 힘이 빠진 태풍은 더 이상 북상할 여력이 없었고, 예상보다 훨씬 남쪽에 상륙한 것으로 보입니다.

육지에 상륙한 태풍은 한반도의 산악지대를 넘고 또 넘으면서 남은 에너지를 거의 다 소진하고 급격히 힘을 잃었습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