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문현

가점 '쑥쑥'…분양 위해 가짜 임신진단서까지 동원

입력 | 2018-09-04 20:26   수정 | 2018-09-0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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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인기 좋은 아파트에 일반 분양은 당첨되기 어렵지만 아이가 여럿이거나 신혼부부를 위한 특급 공급물량은 그나마 경쟁률이 낮습니다.

이 특별 공급 물량을 싹쓸이하듯 가져간 일당이 검거됐는데 가족 수를 늘리기 위해서 임신진단서까지 위조했습니다.

이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동탄역 역세권 단지로 주목받아 일반 분양 경쟁률 152대1을 기록한 아파트입니다.

이 아파트 단지의 특별 공급 물량은 34세대, 이 가운데 4개를 떳다방 운영업자 38살 전 모 씨가 가져갔습니다.

수법은 얼핏 보면 단순합니다.

전 씨는 결혼 3년 차 이내의 돈이 궁한 신혼부부들에게 1천에서 2천만 원을 주고 청약통장을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청약통장이 있어도 10대 1에 달하는 특별공급 물량의 경쟁률을 뚫는 건 하늘의 별 따기.

여기서 기상천외한 방법이 동원됐습니다.

산부인과 직인을 위조해 쌍둥이를 임신한 것처럼 가짜 임신 진단서를 만들어 시행사에 제출한 겁니다.

아이가 많으면 당첨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산부인과 관계자]
″쌍둥이를 (임신) 했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는 그런 (임신진단서) 발행을 한 적이 없거든요.″

전 씨는 이렇게 당첨된 아파트를 한채 당 최대 수억 원을 남기고 되팔았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이런 식으로 당첨된 아파트는 295채.

전 씨 일당은 약 60억 원을 벌었습니다.

시행사 측은 가짜 서류를 내도 걸러낼 방법이 없다고 말합니다.

[시행사 관계자]
″이 사모님이 진짜 임신을 했느냐…. 이런 식으로까지는 확인을 하지 않죠, 그건 어쨌든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경찰은 주택법 위반과 사문서 위조 혐의로 전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청약통장을 판매한 민 모 씨 등 295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