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희웅

활기 찾는 단둥…달라진 北 식당 "한국인도 오세요"

입력 | 2018-09-23 20:11   수정 | 2018-09-2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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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 사람들의 분위기를 느껴볼 만한 곳이 북한과 중국의 국경도시 단둥입니다.

단둥에서 만난 사람들은 앞으로 남북 관계의 변화와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김희웅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압록강 너머는 북한 땅입니다.

여유롭게 대관람차가 돌아가고 강가에 두어 사람이 물에 들어가 고기를 잡는 것이 보입니다.

북중 국경도시 단둥.

대북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이젠 일부 생필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교역이 중단됐습니다.

″쇠붙이도 못 나가고 차들도 나가다가 물건들 다 몰수당하는 형편이예요, 지금도… 트럼프가 한 소리가 있는데…″

북중 무역의 70%를 차지해 북한과의 무역이 도시 활력 여부에 큰 요인이 되는 이곳은 남북관계, 북미관계의 변화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도시입니다.

″(4월)회담이 되니까 다 ′돈벌었다′ 하고 집 샀는데 실현되는게 없는데… 지금 집 산 사람들 다 앉은뱅이하고 있어요.″

단둥 남쪽 신개발구.

북한과 연결되는 길이 3,030미터의 신압록강대교 공사는 이미 3년 전에 끝났지만 북한 쪽 연결 도로가 아직 뚫리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다리 개통에 대한 기대감으로 아파트는 계속해서 세워지고 32평형 아파트 분양가는 우리 돈 8억이 넘을 만큼 높아졌습니다.

″미래의 부동산 상황은 대교 개통 여부에 달렸습니다. 영향이 매우 크지요.″

단둥 중심가에 있는 북한 식당.

한복을 입은 종업원이 입구에 손님맞이를 위해 서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자리 있습니까?)
″있습니다.″
(예약 안 해도 돼요?)
″네.″

최근까지 한국인은 식당 입구에서 바로 돌려보냈다는데 이제는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땐 (한국손님) 안 받았습니다.″
(언제 안 받았어요?)
″회담 전에요. 관계가 좋아지기 전에.″

적극적으로 술 주문을 권하면서 지난주 남북정상회담을 자연스레 꺼냅니다.

″지금 평양에서 제일 유명합니다. 왜냐면 지난 회담 때도 드시고 이번에 회담에도 드셨기 때문에…″
(맛있습니까? 셉니까?)
″25도입니다. 안 셉니다.″

국경 도시 단둥은 개방에 대한 기대와 또 실망을 직접 체험해가며 이제 또 변화를 받아들이려 준비하고 있습니다.

단둥역.

알림판에 적힌 85호 열차는 오전에 평양을 출발해 오후 4시 23분에 단둥에 도착했습니다.

(개방되면 많이 올까요?)
″이제 봐야죠. 많이 온다 안 온다 장담할 수가 없죠.″
(조선은 어떻습니까?)
″좋지요. 다 통일하자는 건데 좋지…″

이곳 단둥역에서 기차로 5분 정도면 북한 땅 신의주역에 닿습니다.

남북의 철도가 연결돼 서울에서 이곳까지, 유럽의 어느 도시까지 갈 수 있을 날에 대한 기대감이 또한 우리의 상상력을 확장시킵니다.

단둥에서 MBC뉴스 김희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