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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만큼 먹고도 중환자실…"가을철 독버섯 주의"

입력 | 2018-09-30 20:29   수정 | 2018-09-30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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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가을철이면 독버섯 사고가 종종 발생하는데, 일반 식용버섯과 구별이 안 되는 독버섯이 많아서 특히 주의하셔야 합니다.

손톱만큼 먹었다가 중환자실 신세를 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윤상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추석 연휴였던 지난 23일, 60대 이 모 씨는 갑자기 구토와 설사 등에 시달리다 병원 중환자실까지 찾았습니다.

[이 모 씨/독버섯 섭취]
″식은땀이 나고 오들오들 떨리고 막 다 토하고 막… 나 진짜 무서웠어요, 정말… 나 이래서 죽는 거야.″

명절을 맞아 식구들과 해 먹은 불고기에 넣었던 버섯이 화근이었습니다.

엄지손가락 두 개 크기 정도를 먹은 이 씨는 물론, 손톱만 한 양을 맛본 사위 등도 모두 병원 신세를 졌습니다.

노점에서 아무 의심 없이 산 버섯이 독버섯이었던 겁니다.

″(노점상) 본인이 땄다고 하더라니깐요. ′땅에서 올라오는 거야, 이거 지금 따갔고 왔어′(라고.)″

버섯을 판 노점상도 전혀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노점상]
″이거? 아, 이거 아니야. 나는 이거 안 팔았어. 이거 나한테 산 거 아니야… 서울에 있는 딸도 먹고 나도 먹고 다 먹었는데…″

이 버섯의 정체는 독흰갈대버섯.

많이 먹으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맹독성인데, 요즘 같은 가을철이면 야산 등지에서 자주 발견됩니다.

여기에는 식용버섯 하나만 나 있지만, 비슷하게 생긴 독버섯이 주변에 같이 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다 자란 독흰갈대버섯과 먹을 수 있는 어린 큰갓버섯의 구별은 쉽지 않습니다.

[김창선/산림청 국립수목원 임업연구사]
″(큰갓버섯은) 인편(점무늬)이 방사형으로 퍼져 나가는데, 얘(독흰갈대버섯)는 뭉쳐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가다가 독흰갈대(버섯)도 이런 식으로 인편이 나뉘는 경우가 있거든요.″

실제로 2주 전 제주에서 사고를 일으킨 독흰갈대버섯도, 식용 버섯처럼 무늬가 일부 퍼져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버섯이) 약 2천여 종이 보고돼있는데 약 70%는 먹어도 되는지 모르기 때문에, 아무리 자기가 식용버섯이라고 알고 있더라도 함부로 산에서 그런 것들을 따서 드시는 것은 상당한 위험이…″

지난 10년간 독버섯 중독 환자 수는 산림청이 파악한 규모만 250명입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