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손병산

여기도 저기도 "핑크뮬리와 인생샷"…공원 점령?

입력 | 2018-10-13 20:27   수정 | 2018-10-13 21:10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핑크뮬리′라는 식물, 혹시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요즘 입소문을 타고 인기가 올라가면서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는데, 외래종인 핑크뮬리의 확산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손병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하늘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즐겁게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깁니다.

원래 억새로 유명한 곳이지만 요즘은 핑크뮬리 인기가 뜨겁습니다.

바람이 불자 마치 머리카락 날리듯 분홍빛깔이 물결을 칩니다.

[송미향/서울시 중랑구]
″오늘 처음 왔어요. 예쁘다고 해서 저희가 친구 추천으로 왔거든요.″

화사하고 독특한 색감 때문에 SNS에는 핑크뮬리 사진이 넘쳐납니다.

[진요셉/서울시 송파구]
″들어가서 안에서 찍으면 좀 뭔가 몽환적인 느낌이 나고…″

키 작은 억새처럼 보이는 핑크뮬리는 정확히는 ′벼과쥐꼬리새속′으로 우리말 이름은 ′분홍쥐꼬리새′입니다.

원산지는 미국 중·서부인데, 제주, 경주 등이 핑크뮬리로 주목을 받자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들여오고 있습니다.

[안경진/건국대 산림조경학과 교수]
″정서적으로, 문학적으로, 역사적으로 어떤 특징이 있는지를 보고, 거기에 맞춤형 관광이든 어떻든 개발을 해야 되는데…″

서울, 부산, 대전 등 핑크뮬리 정원을 만들었거나 추진 중인 지역이 10곳이 넘습니다.

[김영희/서울시 광진구]
″자기 사는 곳 주위에 있으면 쉽게 갈 수 있으니까 그런 면에서는 좋다고 생각해요.″

[지옥경/경기도 광주시]
″너무 유행에 치우쳐서, 결국 지금 생태계 파괴되는 일도 그게 원인이잖아요.″

외래식물인 핑크뮬리를 이렇게 많이 심어도 괜찮은 건지 궁금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핑크뮬리는 유해종이 아니어서 당장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오충현/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우리나라 자생식물들이 사는 지역까지 퍼져 나가는지에 대해서는 계속적으로 지켜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가을의 대명사가 된 코스모스도 1910년대 멕시코에서 들어와 정착한 외래종입니다.

핑크뮬리가 일시적인 유행을 타다가 몇 년 뒤 자취를 감출지, 아니면 코스모스처럼 전국으로 확산 돼 가을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풍광으로 자리 잡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MBC뉴스 손병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