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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연
조리사 며느리·운전기사 아들…"가족끼리 다 해먹어"
입력 | 2018-10-16 22:26 수정 | 2018-10-16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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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들으신 대로 사립유치원 측이 줄곧 주장하는 게 사유재산을 왜 국공립 유치원처럼 감사하냐는 겁니다.
이런 인식 때문일까요?
이번에 공개된 비리 유치원 명단과 별개로 한 사립 유치원이 얼마 전 내부고발로 비리가 적발되자 아예 유치원 문을 닫겠다고 통보해서 학부모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한수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하남의 한 유치원.
지난 2월 원장으로 임용된 임미화 씨는 유치원의 어처구니 없는 운영 실태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설립자가 근처에 학원을 차려 놓고 오후 2시부터는 원생들을 자신의 학원으로 옮겨 수업을 받게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설립자는 이런 방식으로 1명당 월 7만 원의 방과 후 정부 지원금은 물론 추가 학원비까지 챙겼습니다.
[임미화/고용 원장]
″(유치원은) 방과 후 과정이 따로 편성이 돼 있어요. 6시까지 여기서 교육받도록. 정부에서 그렇게 지원금이 나오고 있는데, 그 아이들이 중간에 (설립자가 운영하는) 학원으로 이동을 했었어요.″
불법이지만, 학부모들에게는 저렴하고 편리하게 학원도 다닐 수 있다며 안심시켰습니다.
[유치원 학부모]
″딴 데는 얼만데, 연계가 돼 있어서 싸다, 그래서 정말 잘 가르치는 줄 알고…. 유치원을 믿으니까요, 엄마들은 기본적으로.″
설립자는 사무원, 부인은 방과 후 교사, 며느리는 조리사 겸 방과 후 교사, 아들은 운전기사.
이처럼 설립자 가족들이 유치원을 장악하고 있어 문제가 있어도 원장이나 교사가 개입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유치원 교사]
″행정도 자기들끼리. 저희에겐 일절 다 비밀이고, 심지어 저희끼리도 못 모여있게 했어요. 가족끼리 숨기고 있는 게 많고….″
참다못한 원장은 지난 4월 교육청에 신고했고, 감사 결과 설립자는 수업을 불법 운영한 혐의 등으로 3천만 원 환수 조치를 받았습니다.
뒤늦게 학원의 실상을 확인한 학부모들은 경악했습니다.
[유치원 학부모]
″′유명한 대학, 어디 어디 나왔어요′ 해서 (졸업증명서를 요구하니) 공업대학교 것을 갖고 오셨어요. 공업대를 나와서 어떻게 피아노를 가르쳐요.″
하지만, 반성은커녕 설립자는 오히려 유치원 폐원을 통보했습니다.
[유치원 교사]
″우리는 폐원을 한다, 너희들에게 질문을 받지 않겠다′. 청천벽력이었어요, 정말.″
유치원 설립자는 MBC와의 통화에서 ″몸이 너무 안 좋고 재정 상황 때문에 이미 올해 초부터 폐원을 결심했다″고 전했습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