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전준홍

빈집 찰 때까지 휴대전화 먹통…"전화받으러 싱크대 위로"

입력 | 2018-10-16 22:43   수정 | 2018-10-16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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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어디 오지나 외딴 무인도 얘기가 아닙니다.

수도권 신도시 새 아파트에 부푼 마음으로 입주를 했는데 휴대전화가 안 터진다면 어떠시겠습니까?

이게 한두 아파트만의 얘기가 아니라 요즘 입주하는 신도시 아파트 상당수에서 겪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 이유를 전준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두 달 전 입주가 시작된 경기도 동탄의 한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 들어서면서부터 휴대전화가 잘 터지지 않습니다.

집안에서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휴대전화의 전파 수신 세기를 나타내는 막대표시가 사라지고, 전화도 문자도 전송이 안 됩니다.

[입주민]
″집에서는 전혀 통화 불가 상태고, 입주 청소를 맡겨놨는데 그 사람들하고 통화가 전혀 안 되는 거죠.″

전파가 그나마 잡힌다는 지하주차장에서 집안의 다른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봤습니다.

아직 제가 보낸 휴대전화 문자가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이 전화를 가지고 싱크대 옆으로 이동해보겠습니다.

보낸 지 10여 분만에 메시지가 도착합니다.

″핸드폰은 항상 창가에 놔두고 전화가 오면 싱크대 위에 올라가서 받고…″

이 아파트에서 휴대전화가 안 터지는 건, 단지 내에 이동통신사 중계기가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중계기 설치는 보통 입주민이 70%가량 들어오면 입주자대표회의를 결성해 이동통신사와 협의해 결정을 하는데, 입주가 더딘 탓에 주민 간 논의 자체가 안 되는 겁니다.

[건설사 관계자 ]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정해줘야 되는데, 입주율이 (기준을) 넘어야 입주자 구성을 할 수 있죠.″

가까스로 입주가 마무리되더라도 전자파 문제로 자기 집 앞 중계기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 설치까지는 산 넘어 산입니다.

[신도시 부동산중개업소]
″두 달 다 돼가는데, (입주율) 60%는 많은 거에요. (다 차려면) 6개월은 걸리죠.″

올해 전국의 아파트 입주는 역대 최대인 44만 가구로, 입주물량이 몰린 대규모 신도시를 중심으로 휴대전화 먹통 사태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전준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