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고은상

[단독] "SK케미칼 가습기 살균제, 임신부·태아에 치명적"

입력 | 2018-10-28 20:17   수정 | 2018-10-28 21:27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 정부가 공식 집계한 피해자, 사망자만 천 3백여 명에 달합니다.

이 중 가습기 메이트란 제품을 만든 SK케미칼은 동물실험으로 유해성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공식 사과도, 배상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 실험결과 SK케미칼의 제품이 태아 사산 등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은상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SK케미칼이 만들고 애경이 유통했던 가습기 살균 제품 ′가습기 메이트′.

지난 2011년 정부는 흡입독성 실험 결과 SK 제품으로 인한 폐 손상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고, SK케미칼은 법적 책임을 피했습니다.

MBC 취재진은 SK케미칼의 주요 살균 성분인 CMIT와 MIT가 임신부와 태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단독 입수했습니다.

대구가톨릭대 연구진은 임신한 쥐의 호흡기에 SK 가습기 살균제의 주요 살균 성분을 투입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저농도부터 중농도 고농도 군 등 세 그룹으로 나눠 살균 물질을 투입한 결과, 고농도 군의 어미 쥐 4마리 중 두 마리는 아예 죽었고, 남은 어미 쥐 두 마리가 낳은 새끼 26마리 중 14마리는 죽은 상태로 태어났습니다.

죽은 상태로 나온 새끼 쥐는 팔다리가 발달하지 않거나 심각한 저체중 상태였습니다.

[박영철 교수/대구가톨릭대 GLP센터장]
″(살균 성분이) 노출되자마자 (뱃속 새끼 쥐의) 성장이 멈추고, 그것이 죽었고, 그 다음에 탄생 때 그런 사지 미발달의 사산 마우스(죽은 쥐)가 태어난 거죠.″

살균제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사산율도 급격하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어미 쥐가 처음으로 죽게 되는 농도가 1이라면 뱃속 새끼 쥐는 그 절반인 0.5 농도에서 죽기 시작했습니다.

임신부보다 태아가 더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실험으로 확인된 겁니다.

[박영철 교수/대구가톨릭대 GLP센터장]
″(살균 물질이) 전신 혈관계로 들어가기 때문에 전체의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SK는 여전히 정부의 동물 실험으로는 피해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7년이 지난 지금까지 공식 사과도 배상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끝나지 않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기업 SK케미칼의 민 낯을 오늘(28일) 밤 11시5분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MBC뉴스 고은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