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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낼 거야"…'남의 목숨' 담보로 시속 177km '폭주'

입력 | 2018-10-30 21:57   수정 | 2018-10-30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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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서울 도심에서 고급 수입차로 경주를 벌이다 사고를 내고 도망간 20대 남성들이 검거됐습니다.

차량 블랙박스에 당시 경주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는데, 제한 속도 60km 도심 구간에서 최고 시속이 177km였습니다.

윤상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중앙선 가드레일에 부딪힌 차가 인도 쪽으로 돌진하더니 가로수를 들이받고 멈춰 섭니다.

″아니 쨀(도망갈) 거면 빨리 째고.″

사고 나기 50초 전.

도로변에 세워진 외제차 안에서 남자 두 명이 내기 이야기를 합니다.

″이번에 신호 걸리면 시작하자고 그래.″
(내기 맞지?)
″내기 맞아.″

다른 차와 폭주 레이싱을 하자는 건데, 사고는 물론 교통신호도 신경 쓰지 말자고 말합니다.

″나는 사고 내고 갈 거야. 나는 신호 절대 안 지킬 거야.″

하이파이브를 하며 출발한 두 외제차.

최고 시속 177킬로미터까지 올리며 도심 한복판을 질주했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사람이 가까스로 차를 피해가고 신호 위반은 기본, 중앙선까지 침범합니다.

하지만, 불과 50초 만에 폭주레이싱은 끝이 났습니다.

[이상신/서울 강북경찰서 팀장]
″주차돼 있던 오토바이와 자전거 등을 충격하며 섰고요. 벤츠 차량은 다시 3차로에서 정상적으로 진행하던 활어차하고 추돌하고…″

서로 부딪힌 두 차는 지나가던 화물차를 들이받아 운전자가 머리를 다쳤습니다.

외제차 두 대를 현장에 버리고 달아났던 운전자 24살 김 모 씨와 장 모 씨는 경찰 연락을 받고 다음날 출석해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이들은 폭주 사실을 숨긴 채 보험회사에 단순 교통사고로 신고해 보험금을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 조사에서도 폭주 레이싱을 벌인 사실을 극구 부인했지만 블랙박스에 녹음된 음성이 확인되면서 거짓말이 들통났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