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전예지

딸 성폭행 당해 댓글 달았더니…한샘, '고소'로 대응

입력 | 2018-11-05 22:20   수정 | 2018-11-0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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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작년 이맘 때였습니다.

인테리어 업체 한샘에서 사내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는데 회사 측이 이걸 무마하려다 파문만 더 키웠습니다.

한샘은 이후 성 관련 사건에 무관용으로 대처하겠다는 강경 방침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뒤로는 성폭력 피해자 가족을 고소하는가 하면, 또다른 사내 성추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전예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불거진 한샘 성폭력 사건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들입니다.

본사뿐 아니라 일선 대리점에서도 성폭력이 있었는데 피해자를 대하는 한샘의 태도가 이중적이라고 비판합니다.

한샘은 이 10여 건의 댓글을 단 누리꾼을 명예훼손과 모욕죄 혐의로 지난 7월 고소했습니다.

줄잡아 수천 건에 달하는 댓글 중 단 한 사람이 쓴 것만 문제 삼은 겁니다.

알고 보니 고소를 당한 누리꾼은 한샘에서 또 다른 성폭력 피해를 입은 직원의 어머니인 윤 모 씨.

한샘 대리점에서 일하던 윤 씨의 딸은 지난해 입사 한 달 만에 대리점 사장에게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윤 모 씨/댓글 피고소인]
″그것(댓글)마저 안 하면 죽을 거 같이 억울하고, ′한샘이 거짓말쟁이다′라고 내가 어디 대나무숲에서 소리 지를 수도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댓글 단 거예요.″

가해자인 대리점 사장은 올해 1, 2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김상균/피해자 측 변호사]
″(딸의 피해가) 법원에서 판단까지 받아 성범죄인 게 밝혀졌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최악의 경우 전과자까지 되어야 하는 거냐 물어보시더라고요.″

경찰은 댓글을 단 피해자 어머니에 대해 혐의가 없다며 최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한샘 측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일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해, 내부 직원이 쓴 댓글인 줄 알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댓글을 단 사람이 피해자의 어머니임을 두 달 전쯤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샘 관계자]
(아셨으면 고소 취하 할 수 있었는데 안 하신 거잖아요?)
″저희가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서 취하해야 되는 건지, 어쩌는 건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성폭력 논란 이후, 한샘은 ′성 관련 사건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잇달아 내놨습니다.

하지만 성 관련 추문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교육생 대상 강의에 나선 한 임원은 지난해 성폭력 파문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을 늘어놓으며 오히려 이 사건 때문에 회사만 손해를 봤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교육생]
″이 기업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할 줄 모르고 오히려 미화시키고 억울해할 뿐더러 성희롱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구나…″

이 임원은 또 ′지하철에서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 이유는 예쁜 여자 옆에 가야 하기 때문′이라는 황당한 말까지 했다고 교육생들은 전했습니다.

[한샘 임원/′성희롱′ 발언]
″′어떤 여자 앞에 가서…′ 그게 핵심이 아니거든요.″
(그런 말을 하신 건 맞으시잖아요.)
″네네, 맞습니다. 그 말도 거기에 포함돼 있습니다.″

문제의 임원은 ″성희롱 의도가 없었다″면서도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교육생들에게 공개 사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전예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