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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노조 간부'가…"이사한다·점집 간다"며 1억 갈취

입력 | 2018-12-06 20:28   수정 | 2018-12-0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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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 운수업체 대표가 화물연대 간부에게 수년 동안 억대의 금품을 상납했다고 폭로했습니다.

화주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이 간부에게 밉보였다가 일감이라도 끊길까 봐 겁이 나서 아무리 무리한 요구를 해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는 건데요.

이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북 포항에서 화물 운수업체를 운영했던 이모 씨가 받은 문자메시지.

이 씨를 ′형님′이라 부르며 수십, 수백만 원쯤은 아무 거리낌없이 요구합니다.

이유도 가지가지.

이사를 한다며 1천만 원, 노조 간부 선거 출마를 위해 용한 점집을 찾아야 한다며 5백만 원을 요구합니다.

2015년부터 이런 식으로 이 씨에게 수시로 돈을 받아간 사람은 화물연대 부본부장 박모 씨.

2년 전엔 이 씨 업체 명의의 법인카드까지 받았습니다.

[이모 씨/전 운송업체 대표]
″박00가 필요하다 해서 법인카드 부분에도 한 2년간 박00가 쓴 부분이 있습니다.″

′자신이 할부금을 넣겠다′며 최고급 승용차를 계약하도록 강요하기도 했습니다.

[이모 씨/전 운송업체 대표]
″그 할부를 못넣게 돼서 제가 그 차를 다시 회수해서 매각하는데 한 2천만 원 손해를 보기도..다 따지면 한 1억은 넘을 것 같아요.″

이 씨는 왜 이토록 박 씨 요구에 속절없이 응할 수밖에 없었을까.

올초 화물연대 2인자에 오른 박 씨는 화물연대 포항지부에서 수년간 지부장 등 간부를 지내 지역에선 영향력이 막강합니다.

운송 물량을 주는 화주들과 사조직까지 만들어 친분을 과시하는 박 씨에게 밉보였다가는 일감을 받지 못할까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습니다.

[화물연대 관계자]
″작은 운송사부터 시작해서 메이저급 운송사까지 그 사람만 가면 제일 높은 사장이나 지점장이나 지사장들이 와서 인사를 합니다.″

포항지역 조합원들은 ″자신들이 박 씨의 전횡을 문제 삼자, 박 씨가 대의원들을 동원해 폭행하기도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논란에 박 씨는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박모 씨/화물연대 부본부장]
″아니 기자분이 경찰이에요, 검찰이에요. 내가 왜 기자분에게 소명해야 됩니까.″

그러나 박 씨는 최근 부본부장직을 사퇴했고, 화물연대도 이 씨의 폭로 내용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