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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전·서울 그리고 여수…'전자발찌' 끊고 전국 누볐다

입력 | 2018-12-26 20:19   수정 | 2018-12-2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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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미성년자를 두 차례나 성폭행한 전과 3범의 40대 남성이 전자발찌를 찬 상태에서 또 다시 성범죄를 저지른 뒤에 KTX를 타고 그야말로 전국을 누비고 다녔습니다.

전자발찌 말고 위치를 추적하는 수신기가 따로 있는데, 이건 버리고 도피 행각을 벌인 모습이 CCTV에 고스란히 잡혔습니다.

먼저, 이지수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1일 낮 12시 20분.

서울역 근처의 인적 없는 골목.

모자를 눌러쓴 남성이 주위를 두리번 거립니다.

갈팡질팡 하던 남성은 잠시 뒤 빌딩 뒤편 주차장 구석으로 다가갑니다.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 에어컨 실외기 뒤에 슬그머니 숨깁니다.

뭘 감춘걸까?

얼마 뒤 대로변에 다시 나타난 남성은 종종걸음으로 어디론가 빠르게 사라집니다.

이 남성은 하루 전인 10일엔 대전에 있었습니다.

밤 11시 반쯤, 술에 취한 채 건물로 들어가

성폭행을 시도했다가 미수에 그쳤습니다.

당시 남성의 발목엔 전자발찌가 채워져 있었습니다.

여성의 신고로 추적이 시작되자, 남성은 곧바로 달아났습니다.

다음 날 아침, 남성은 당당하게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전자발찌 차고 성범죄를 저지른 뒤 유유히 달아난 이 남성은 40살 유모씨.

2008년과 2009년 두 차례 미성년자을 성폭행한 성범죄 전과 3범으로, 징역 6년을 살고 나와 추적 관리를 받고 있었습니다.

유씨의 전자 발찌 신호는 서울에 도착한 뒤 이곳 6번출구에서 포착됐습니다.

이후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헤맸는데요.

400미터를 더 와서 이곳 골목으로 들어왔구요.

여기 실외기 뒷편에 수신기를 버리고 도망친겁니다.

[지점용/건물 관리소장]
″형사 두 분이 와서 쓰레기장 및 화단을 여기저기 막 찾더라고요. 이게 뭡니까 했더니 전자발찌를 끊고 간 범인의 발신기란 소리를…″

전자발찌 수신기까지 버린 유씨는 택시를 타고 영등포 역으로 간 뒤 KTX로 전남 여수까지 달아납니다.

휴대전화마저 꺼진 탓에 행방을 찾지 못하고 허둥대던 법무부와 경찰은 12일 오후 2시쯤 가까스로 유 씨를 붙잡았습니다.

범행 이후에도 만 하루하고도 14시간을 활개치고 다닌 셈입니다.

[안민이/서울역 인근 직장인]
″아 무섭죠. 좀 격리시켰으면 좋겠어요. (성범죄자가) 돌아다니면 여기 회사원도 많고 저녁에 골목도 많고한데 위험하잖아요…″

전국의 전자발찌 착용 성범죄자는 3천 140명.

전자발찌로 실시간 위치를 파악해 24시간 철저히 감시한다고 하지만, 이걸론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MBC뉴스 이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