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준희

"이 문 넘는데 10년"…중학생 딸이 20대 됐다

입력 | 2018-12-31 20:16   수정 | 2018-12-3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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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 2009년 해고된 쌍용차 직원 71명이 오늘 일터로 복귀했습니다.

중학생 딸이 직장인이 될만큼의 시간이었습니다.

이준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어스름이 채 걷히지 않은 이른 아침.

″해고는 살인이다. 정리해고 박살내자 투쟁!″

울분 속에 10년을 목놓아 외쳤던 구호, 오늘은 유난히 우렁차게 울려 퍼집니다.

해고를 통보받던 날은 얄궂게도 어버이날이었습니다.

차마 가슴에 달리지 못했던 카네이션이 마침내 주인을 찾았습니다.

9년 7개월 만에 들어가보는 정문.

[최노훈/쌍용차 해고노동자]
″새벽 2시에 잠들어가지고 한 3시간 자고 지금 나왔거든요. 너무 기쁘고…″

그 사이 중학생 딸은 직장인이 됐습니다.

[김선동/쌍용차 해고노동자]
″딸이 잘 갔다 오라고 10년 만의 복직이니까 아빠 축하한다고…″

지난 2009년 4월 사측이 끝내 정리해고를 발표하면서 시작된 비극.

77일간의 파업을 오롯이 버틴 970여 명 가운데 무급휴직이나 명예퇴직을 택하지 않은 100여 명은 결국 해고자 신세가 됐습니다.

10년이 흐른 지난 9월 노사정이 전원 복직에 합의하면서 돌아오게 된 119명 중 오늘 71명이 먼저 일터로 복귀했습니다.

[김득중/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지금 보이는 뒤에 있는 도장공장이 10년 전에 저희들이 생존권에서 마지막 정말 저항했던 공간이었고…″

아직 남아있는 해직자 48명은 내년 상반기에 돌아옵니다.

″곁을 지켜준 당신.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