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준범

"대한항공 일가, 폭언·폭행은 일상…경비원 노예처럼"

입력 | 2018-05-24 07:14   수정 | 2018-05-24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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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욕설에 폭행까지,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일가가 한진그룹의 급여를 받는 자택 경비원들을 노예처럼 부렸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준범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조양호 회장의 집에서 근무하던 경비원들의 작업 일지입니다.

생수 주문과 주방 후드 청소, 정원 흙 퍼내기 같은 일을 하고 심지어 강아지 배설물 치우는 일까지 적혀 있습니다.

집으로 걸려오는 전화를 돌려주는 일도 경비원들의 몫이었고, 폭언과 폭행은 일상이었다고 말합니다.

[전 자택 경비원]
″(조양호 회장 일가) 이분들이 기다리지 못하는 상태들이에요. 그러니까 연결하다 보면 끊어져요. ′이 XX 놈들이 이런 것도 연결하지 못한다′고 한소리 하죠.″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는 일 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위나 화분 같은 물건도 집어던졌습니다.

필리핀 가정부를 때리는 모습도 수차례 목격됐다고 합니다.

[전 자택 경비원]
″조금씩 이제 언성이 높아지면서, 주체를 못 하면 그때부터 욕을 해요, 던져요.″
(뭘 던져요?)
″뭐든지 던질 수 있으면 뭐든지 사람 있는 쪽으로 그냥 던져요.″

갑자기 먹을 것을 줄 때도 있었는데, 유통 기한이 한참 지났거나 상해서 먹을 수 없는 음식이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경비원들은 24시간 교대 근무로 휴게시간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지만 수당은 법대로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더군다나 이들과 근로계약을 맺은 건 조 회장 일가가 아닌 한진 계열사, 정석기업입니다.

경찰은 조 회장이 내야 하는 개인 비용을 회사가 대납한 걸로 볼 수 있는지 조사에 나섰고, 검찰은 노동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대한항공은 정석기업이 비용을 처리한 적이 있지만 이미 정산했으며, 현재는 조양호 회장 개인비용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휴게시간은 철저히 보장했으며 유통기한 지난 음식을 제공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MBC뉴스 이준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