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홍신영

국보급 백자라더니…알고 보니 '0원' 짜리 가짜

입력 | 2018-07-21 06:47   수정 | 2018-07-21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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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래된 미술 작품을 감정하는 한국고미술협회라는 곳이 있는데요.

이곳에서 수십억 원 가치의 국보급 보물이라며 감정한 미술품들이 알고보니 ′가짜′로 드러났습니다.

검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홍신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곱게 싸둔 보자기 속의 고려청자.

고려시대에 그려졌다는 불화.

조선 초기에 만들어진 국내 유일의 백자라는 해시계까지.

대구에 사는 김 모 씨가 23억 5천만 원을 주고 산 고미술품들입니다.

국내 고미술품의 유일한 감정 기관인 한국고미술협회가 진품이라고 감정해줬습니다.

감정서를 보면 고려청자와 불화, 두 점에 매겨진 감정가만 37억 원에 달합니다.

백자 해시계는 아예 값을 매길 수 없는 국보급이라는 이유로 감정가도 없습니다.

[고미술품 구매자]
″(해시계는) ′50억 이상 가치는 되는가 모르겠습니다′라고 물으니까 아, 그 정도는 충분하다고…″

그런데 문화재청의 판정 결과, 석 점 모두 가품으로 판명됐습니다.

문화재의 해외반출을 막기 위해 공항에 설치된 문화재청 소속 감정관실의 감정 결과입니다.

[고미술품 구매자]
″(한국고미술협회에서) 4~5분이 다 진품이다. 그리고 직인까지 찍힌 그 감정서를 누가 감히 가품이라고 믿겠습니까…″

한 감정위원은 ″김종춘 고미술협회장의 물건이라 해시계를 허위감정해줬다″고 털어놨습니다.

[한국고미술협회 감정위원 A씨]
″그림도 중국에서는 흔하고…계획적으로 모조해서 만든 모조품이죠. (김종춘 전 회장이) 두려운 거죠.″

그런데도 다른 감정위원들은 여전히 진품이라고 주장합니다.

[한국고미술협회 감정위원 B씨]
″(고려말 작품이 맞나요?) 딱히 그렇게는 말씀드릴 수가 없지만 오래된 건 틀림 없어요. 내가 고려 때 살지는 않았지만…″

고미술협회의 허위 감정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지난 20여 년간 협회를 이끌었던 김종춘 전 회장은 이미 사기 혐의로 실형을 받고 복역 중입니다.

관리감독 기구인 문화재청은 감정이 협회 고유 영역이라며 손을 놓고 있습니다.

[최 건/전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
″관이나 학자들이나 개입하는 걸 상당히 꺼려하거든요. 그래서 (고미술품을)유통하는 업자들이 그걸 무시하고 자기네들끼리 전횡을 하게 되죠.″

피해자는 김씨와 감정위원, 판매상을 대구지검에 고소했고, 검찰은 조만간 감정위원들을 소환 조사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