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선하

트럼프 "신의 선물"이라던 클로로퀸…코로나 잡나

입력 | 2020-03-26 20:16   수정 | 2020-03-26 20:17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코로나19 환자가 전 세계 50만 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우리에겐 아직 예방 백신도 치료제도 없습니다.

대신 말라리아를 고치는 ′클로로퀸′을 비롯해서 몇 가지 약물이나 치료법이 대안으로 등장했는데요.

어떤 종류가 있고 또 어디까지 기대해야 하는지 약사 출신의 박선하 기자가 하나씩 설명해 드립니다.

◀ 리포트 ▶

치료가 어려운 핵심 이유는 바이러스, 그것도 신종이라는데 있습니다.

흔히들 세균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바이러스는 세포막도 없이 오직 단백질 껍질에 DNA나 RNA 같은 유전물질로 이뤄진 미생물입니다.

증식 속도도 엄청납니다.

문제는 이렇게 구조가 너무 단순하면 역설적으로 공격, 즉 치료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대표적 바이러스인 독감의 치료제가 없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안약물을 찾고 있습니다.

가장 주목되는 건 말라리아 치료제 2가지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극찬해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클로로퀸이) 효과가 있다면 신의 선물이 될 수 있어요. ′게임 체인저′가 될 겁니다.″

이 약은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으로 구조가 매우 비슷한데,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약했더니 열도 내리고 폐렴 증상도 개선됐다는 프랑스와 중국의 임상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아직 모르고 부작용도 있어 우려가 만만치 않습니다.

[올리비에 브랑스/프랑스 보건장관]
″중증환자는 예외이지만 엄격한 의료감시하에 나온 권고가 없을 때는 이 약을 사용하지 말아야합니다.″

혼란은 벌써 발생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며칠 뒤, 미국 애리조나의 60대 부부는 코로나19를 예방하겠다며 ′클로로퀸 인산염′을 복용해 남편은 숨지고 아내는 중태에 빠졌습니다.

이름만 비슷할뿐 수족관 청소제였던 겁니다.

여기에 미국의 일부 의사들은 자신과 가족들에게 허위로 처방하며 일종의 사재기를 하고 있습니다.

WHO는 이외에도 에볼라와 에이즈 치료제를 대안 약물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각각 바이러스의 RNA에 결합하거나 단백질 분해효소를 억제해 결과적으로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 방식입니다.

허가받은 약물이라 안전성이 입증됐고, 임상에 따라 새로운 약효가 발견되는 ′신약 재창출′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본래 다른 증상에 쓰던 비아그라와 보톡스도 이를 통해 유명해졌습니다.

여기에 완치된 환자의 혈액 속 액체인 혈장에는 항체가 생기는 만큼 이걸 투여하는 방식도 미국 FDA가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안 약물과 요법들은 아직은 확실한 치료를 기대할 수 없는 만큼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제한적 방법일 수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박선하입니다.

(영상편집: 신재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