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희웅

후베이성 '봉쇄' 풀렸는데…'뒤집힌 경찰차' 왜?

입력 | 2020-03-28 20:13   수정 | 2020-03-2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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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코로나19 진원지였던 중국 후베이성은 얼마전 봉쇄가 해제됐죠.

그런데 해제 이후 후베이성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저지를 당하면서 큰 충돌이 빚어졌습니다.

봉쇄는 공식 해제됐지만, 경계심은 중국내에서도 아직 풀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징에서 김희웅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다리 위에 경찰차 한 대가 완전히 뒤집혀져 있습니다.

성난 군중들이 경찰 특수 차량을 밀어 넘어 뜨려려 하고, 방패를 들고 서있는 경찰을 우산으로 내리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군중 폭동과 같은 일이 벌어진 곳은 후베이성과 장시성 경계에 있는 다리에서입니다.

지난 25일 봉쇄가 풀린 후베이성 황메이현 주민들은 기차를 타기 위해선 다리를 넘어가야 하는데 지우장시 경찰이 엄격하게 통제하면서 양 측 지역 경찰들간에 마찰이 시작됐고 급기야 후베이 사람들의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장쥔/中후베이성 황메이현 주민]
″(장시성 경찰이) 후베이 경찰을 잡아서 데려가려 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봉쇄가 공식적으론 풀렸지만 비공식적으론 아직 통제가 남아있고, 타지역 주민들의 후베이성에 대한 불신도 가시지 않았음을 드러냅니다.

[마옌저우/中후베이성 황메이현 서기]
″모여있으면 감염 위험이 있습니다. 모두 돌아가세요″

얼마전에도 중국 SNS에는 ′후베이 사람 전용′이란 안내가 적힌 화장실 사진이 공유가 됐고, 후베이 번호판 차량은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못하게 했다는 경험도 올라왔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후베이 사람들은, 전염병 확산 억제를 위해 봉쇄조치를 두달간이나 견뎠는데, 그럼 그동안 후베이를 응원한다는 말은 입에 발린 소리였나, 중국이 코로나19 통제에 성공했다는 선언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 아니냐며 반문했습니다.

중국 당국으로선 국내 통제에 자신감을 보이며 해외발 입국만 막으면 된다고 했지만 정작 내부의 이런 충돌은 중국 정부 조치에 대한 신뢰가 충분치 못함을 반증합니다.

안전에 대한 위협 앞에서 예민해진 주민들간의 갈등 해소 대책에도 정부가 신경써야 함을 이번 중국 사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김희웅입니다.

(영상편집 : 조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