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진주

"월급 주고 친절하게 대해"…군함도 왜곡 나선 日

입력 | 2020-03-31 20:18   수정 | 2020-03-3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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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일본 정부가 한국인을 강제 노역시켰던 군함도 같은 산업 유산을 홍보하는 시설을 오늘 개관했습니다.

그런데 숨기는 정도가 아니라 강제 동원이 아니라는 식으로 대놓고 역사 왜곡을 저지르고 있는데 이런 시설을 버젓이 정부 부처 안에 설치했습니다.

박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일본 정부의 위탁을 받아 군함도 관련 주장을 모아둔 인터넷 사이트에는 한국인을 강제동원한 적도 없고 가혹한 노역을 시킨 적도 없다는 식의 거짓 주장이 가득 실려있습니다.

[스즈키 후미오/군함도 주민]
″하시마(군함도)에서 괴롭힘을 당했다는 이야기는 전혀 못 들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너무 친절했고…″

이런 주장을 종합적으로 모은 정보센터, 즉 일종의 홍보관이 오늘 도쿄에서 개관했습니다.

그것도 정부 부처인 총무성 2청사 별관으로, 일반인들은 물론 취재진의 출입을 배제한 채 핵심 관계자들만 모여 문을 열었습니다.

유일하게 이 소식을 사진과 함께 공개한 극우 신문 산케이는 이 정보관에 2차 세계대전 중 군함도에서 생활한 주민 36명의 인터뷰와 월급 명세서가 전시됐다고 전했습니다.

또 미쓰비시 중공업의 타이완인 징용 노동자의 월급봉투를 전시하면서, 징용자에게도 일본인과 마찬가지로 급여를 줬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센터를 운영하는 재단법인 측은 MBC와의 통화에서 역사왜곡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 산업유산국민회의 관계자]
″세계유산에 등재돼 있기 때문에 관련 사료를 모아서 시민들에게 보여드리는 것입니다. 역사 왜곡 등을 하는 재단이 아닙니다.″

앞서 일본은 지난 2015년, 군함도 등 메이지 시대 산업시설 23곳을 세계유산에 등재하는 과정에서 한국인이 동원돼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노역했다고 인정하고 희생자들을 기리는 정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결국 계속 약속을 안 지키고 끝내 역사왜곡 시설을 만든 셈인데, 외교부는 전시내용을 파악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박진주입니다.

(영상편집 : 김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