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한 대 운행을 했었는데, 첫차 타는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까 이렇게 두 대로 늘렸습니다.
<첫차에 탑승하는 김경호 앵커>
[박상덕/ 6411번 승객]
(몇 년 정도 되셨어요? 이 버스 타신 지.)
″오래됐죠. 15년.″
[이기술/ 6411 버스 승객, 거리미화원]
″도로 청소하러 가요.″
(왜 이렇게 일찍 가셔야 해요?)
″새벽에 일을 해야죠. (그 후엔)사람들이 많이 다니니까.″
[6411번 버스 승객]
사람들이 다니기 전에 다 끝내야 해요. 청소하는 사람들은 늦게 오면 혼나요.
[6411 버스 승객]
″지금 가는 사람 다 청소나 경비들이야.″
(어머니는 어디서 내리세요?)
″논현역인가, 거기가?″
[옆에 있던 승객]
″논현사거리.″
(어떻게 아세요?)
″맨날 내리는 거 보니까 알죠.″
<서로가 어디서 내리는지 다 알고 있는 버스>
[6411번 버스 승객]
(앉는 자리가 다 있어요?)
″네. 앉는 자리.″
(서로 많이 알고 계신 것 같아요.)
″아침에 이 시간에 타는 버스는 다 그렇지. 서로 다 알지.″
[앵커]
″노량진에 도착을 했거든요. 그런데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꽉 차서 완전히 만차 상태입니다.″
<발 디딜 틈 없는 버스 복도에 자리 깔고 앉기 시작>
[6411번 버스 승객]
(어디서 타셨어요, 선생님?)
″구로 시장. 집은 대림역인데 자리를 차지하려고 거기까지 세 정거장을 걸어왔어요.″
<버스가 조금 지체되자 높아지는 원성>
[6411번 버스 승객]
″우리 엄청 늦었어. 아침에 일 못하면 우리 큰일 나. 쫓겨나.″
(버스가 늦게 가고 있는 거예요?)
″버스가 늦었지. 차를 환승해야 하는데 하나 지나가면 20분이 걸리거든. 그러니까 (늦으면)택시 타고 가는 거야.″
<구박받는(?) 운전기사님 입장은?>
[이상언/6411번 버스기사]
″(승객들이)새벽에 잠도 못 주무시고 항상 서서 가셔야 하기 때문에 그런 건 이해를 합니다.″
<늦을까봐 전전긍긍하면서도 서로 무릎에 앉히고 가방도 들어주며 돕는 승객들>
<그리고 이튿날 같은 시각>
오늘은 정류장으로 나와 봤습니다. 지금 시각 4시 25분인데요. 이미 많은 분들이 나와서 이렇게 버스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홍복녀·박정님/새벽 버스 첫차 승객]
(몇 번 버스 타세요?)
″저는 6511. 우리는 5618.″
[앵커]
″요즘 코로나 때문에 좀 더 힘든 것도 있어요?″
[박정님/새벽 버스 첫차 승객]
″하루에 보통 네 번씩 소독을 해요. 안 했던 일을 더 해야 해. 그만큼.″
[앵커]
″(회사에)좀 쉴만한 공간은 있어요?″
[홍복녀/새벽 버스 첫차 승객]
″기계실 아니면 창고 다 그렇죠 뭐. 다 그래요 쉬는 데는.″
[앵커]
″어머니 일하시는 데는 에어컨은 있어요?″
[홍복녀/새벽 버스 첫차 승객]
″아뇨.″
<어제에 이어 6411번 버스 탑승하는 김경호 앵커>
<창문에 가방을 줄줄이 매달아 놓은 고리의 정체는?>
[앵커]
″여기 고리가 원래 저기 있는 거예요?″
[6411번 버스 승객]
″아니에요. 가지고 다니는 거예요. 가방을 들 수가 없어. 사람이 많아서.″
[홍금순/6411번 버스 승객]
(옛날에는 원래 첫 차가 한 대였다면서요?)
″가다가 죽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봤다고. 한 대 다닐 적에는 무서워서.″
<6411번 버스에 바라는 점은?>
[김경례/6411번 버스 승객]
″세 대가 같이 다녔으면 좋겠어. 일찍 다녔으면 좋겠어요.″
(얼마 정도요?)
″5분만 일찍. 5분도 굉장히 커요, 우리에게는.″
<6411번 버스의 의미는?>
[6411번 버스 승객]
″좋죠. 이 버스 없으면 어떻게 다니겠어요.″
<1시간 20분 만에 도착한 선릉역 내리자마자 허겁지겁 뛰는 청소노동자들>
[6411번 버스 승객]
(이렇게 항상 뛰어요, 아침에?)
″늦었잖아요.″
(10분 늦은 게 큰가 봐요?)
″10분이면 엄청 많은 시간이죠. 수고하셨어요.″
(어머니, 안녕히 가세요.)
<2년 전 작고한 故 노회찬 의원의 연설 中>
[故 노회찬 의원]
″6411번 버스라고 있습니다. 그 누구도 6411번 버스가 출발점부터 거의 만석이 되어서 강남의 여러 정류장에서 5·60대 아주머니들을 다 내려준 후에 종점으로 향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분들은 태어날 때부터 이름이 있었지만, 그 이름으로 불리지 않습니다. 그냥 아주머니입니다. 그냥 청소하는 미화원일 뿐입니다. 존재하되, 그 존재를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분들입니다. 이분들이 그 어려움 속에서 우리 같은 사람을 찾을 때 우리는 어디에 있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