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조형찬

덩굴에 "산이 안 보인다"…뽑고 뽑는 '칡'과의 전쟁

입력 | 2020-07-18 20:31   수정 | 2020-07-18 22:20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칡은 칡즙이라든지 건강식품으로 활용되는 식물이죠.

하지만 요즘 충남 태안 일대에서는 칡덩굴이 각종 피해를 주고 있어 골치입니다.

야산과 도로변까지 칡덩굴 제거가 한창입니다.

조형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충남 태안의 한 국도변.

야트막한 야산을 칡덩굴이 뒤덮었습니다.

굴삭기가 동원돼 칡을 제거하지만, 뿌리가 깊게 박혀 여간해서는 잘 뽑히지도 않습니다.

반대편 도로에서는 한국전력 직원들이 수십미터 높이의 전깃줄까지 휘감고 올라간 칡 제거에 한창입니다.

태안군만 해도 매년 100여 명의 인력과 각종 장비들이 동원돼 칡덩굴 제거에 나서고 있습니다.

문제는 제거해도 금세 다시 자라는 왕성한 번식력.

태안군이 약 280km에 이르는 도로변 칡을 지난 5월 1차로 제거했지만, 여름과 가을까지 3차례에 걸쳐 같은 작업을 반복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김태현/충남 태안군 도로보수단장]
″칡덩굴 제거 후 보름 정도 되면 거의 비슷하게 큽니다. 노선이 한두 군데도 아니고 많기 때문에 제거작업에 인력이 부족해서 많이 고생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뿌리가 깊지 않은 칡덩굴은 곡괭이와 삽을 이용해 뽑아내지만, 뿌리가 깊은 건 뿌리 부분에 전문 제초제 원액을 주입하는 화학적 방법으로 제거합니다.

1년에 100m 까지도 자라는 칡덩굴은 광합성을 방해해 주변 산림을 고사시키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특히 도로가나 야산 주변 밭작물에도 피해를 줘서 농가에서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향우/충남 태안군 태안읍]
″뿌리와 줄기가 한없이 뻗어내려 가거든요. 제거를 안 하면 작물 피해를 많이 봅니다. 올라타서 작물이 크지도 못하고…″

과거 보릿고개 때 주린배를 채워주거나, 약제로 쓰였던 칡, 이제는 왕성한 번식력 탓에 애물단지가 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형찬입니다.

(영상취재: 장우창(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