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손하늘

'킥보드 출근'하다가…굴착기와 충돌해 숨져

입력 | 2020-10-20 20:30   수정 | 2020-10-20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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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전동 킥보드를 타고 출근하던 50대 남성이 굴착기와 부딪쳐 숨졌습니다.

굴착기가 골목에서 큰길로 나오기 위해서 왼쪽을 보는 순간, 오른쪽에서 달려오던 킥보드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손하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어제 아침, 경기도 판교의 한 골목.

굴착기 한 대가 차고지를 빠져나옵니다.

근처에서 공사가 한창인 GTX 정거장 건설 현장으로 가던 중장비였습니다.

사고는 불과 1분 뒤, 골목에서 큰길로 합류하는 지점에서 벌어졌습니다.

이곳 인도를 달려온 전동 킥보드는 좁은 골목을 건너려다, 이 골목에서 나온 굴착기의 옆면을 그대로 들이받았습니다.

킥보드에 타고 있던 50대 남성은 사고 직후 구급차가 출동해 병원으로 이송하며 심폐소생술을 벌였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소방 관계자]
″사람이 차에 깔렸다는 신고가 들어와서 환자를 접촉해보니까 이미 의식 맥박 호흡이 없었어요.″

이 전동 킥보드는 최대 시속 3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었는데, 킥보드가 튕겨 나갈 정도로 충격이 컸던 데다 헬멧 없이 얇은 천모자만 쓰고 킥보드를 탄 것도 피해를 키웠습니다.

[목격자]
″킥보드가 여기 바닥에 있었어요. 쓰러져 있었어요. <굴착기는 어디 있었어요?> 여기 여기. 경찰차 와서 얘기하고 있었는데…″

숨진 남성은 경기도 용인을 출발해 사고 현장 바로 옆에 위치한 판교 테크노밸리 신축 공사장으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전동 킥보드를 타고 출근을 하다 도착을 불과 2분 앞두고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 관계자]
″거의 다 와서 사고가 난 거예요. 현장까지 2~3분 정도 남겨놓고… 거의 다 온 거예요.″

경찰은 굴착기를 운전한 50대 남성을 주의운전 의무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운전자는 ″골목에서 큰길로 끼어들려고 나오면서 왼쪽에서 차량이 오는지만 확인을 했는데, 오른쪽에서 오던 킥보드를 보지 못해 사고를 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근 업체 직원]
″큰 도로로 나가잖아요, 차가. 이쪽에서 차가 많이 달려오니까 합류하려면 왼쪽에 신경을 많이 쓰잖아요.″

지난해 8월에는 서울 한남대교를 가로지르던 전동 킥보드가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오토바이 운전자가 크게 다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사고가 늘고 있지만 올해 말부터는 전동킥보드가 자전거도로를 달릴 수 있고, 만 13세 이상이면 면허 없이 누구나 탈 수 있도록 관련 규제는 오히려 대폭 완화됐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 나경운 / 영상편집 :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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