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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모
추락 노동자 '故 손현승'…3명에게 장기 주고 떠나
입력 | 2020-11-13 20:20 수정 | 2020-11-1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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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달 부산의 한 호텔에서 현수막을 설치하던 서른 아홉 살 손 현승씨가 6미터 높이에서 추락해 뇌사 상태에 빠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병상에서 사투를 벌이던 손 씨는 장기 기증을 통해 세 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어제 세상을 떠났습니다.
송광모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달 30일 손현승씨는 부산의 한 특급호텔 연회장에서 6미터 높이 벽에 대형 현수막을 달던 도중, 리프트가 통째로 넘어지면서 추락했습니다.
머리를 크게 다친 손 씨는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손봉수/故손현승씨 형 (부산대병원 외과의사)]
″뇌 손상이 너무 진행이 되고 압력이 높아서 뇌 혈류가 가지 않더라고요. 저희 어머니는 그래도 좀 더 보고.. 보고 싶다. 아직도 숨을 쉬고, 조금만 더 시간을 끌어 달라고...″
가족들은 결국 장기 기증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고, 손 씨의 심장과 좌·우 신장은 수술을 통해 3명에게 기증됐습니다.
[故 손현승 씨 어머니 (어제)]
″보고 싶으면 엄마 데리러 와. 엄마 못 살 것 같아.″
폐 이식 전문 의사인 형은 동생의 따뜻한 마음이 장기 기증을 통해 세상에 남길 바랐습니다.
[손봉수/故 손현승 씨 형 (부산대병원 외과의사)]
″제 동생의 살아있는 장기가 조금 더 이 세상에 머물 수 있게... (장기 기증) 기다리다가 돌아가시는 분들이 (이식을) 받으신 분들보다 훨씬 많은 걸 알고 있거든요.″
유족들은 손현승 씨의 사고가 열악한 작업환경에 따른 인재였다고 말합니다.
호텔측이 미리 테이블을 설치해버린 탓에 폭 1m 남짓, 매우 좁은 공간에서 리프트를 타야 했고, 안전장치를 펼칠 수 없었다는 겁니다.
또, 손씨가 소속된 판촉물 제작 업체와 호텔은 도급 관계인데, 호텔 측이 안전 수칙을 감독하는 등 도급인으로서 해야 할 책임을 방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성우 변호사/유족측 변호사]
″계약서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저희가 알진 못하는데 (호텔과의) ′판촉물 제작′ 계약은 있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정상적으로라면 롯데 시설과 직원이 와서 리프트 아웃트리거(안전장치) 설치와 이런 작업을 다 지켜보고 해야 하는데...″
이같은 주장에 대해 호텔 측은 손씨의 장례가 끝난 뒤에 답변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여전히 잇따르고 있는 작업 현장의 추락 사고.
손 씨는 3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났지만, 그가 남긴 숙제는 아직 해결되지 못했습니다.
MBC뉴스 송광모입니다.
(영상취재: 손영원(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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