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수진

"송강호 안 한다면 '기생충' 엎었을 것"

입력 | 2020-02-11 06:44   수정 | 2020-02-11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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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봉준호 감독하면 배우 송강호씨가 자연스럽게 떠오를만큼, 이제 둘은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가 됐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송강호씨가 기생충 시나리오를 거절하면 프로젝트를 엎을 생각까지 했다고 하는데요.

김수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국제영화상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봉준호 감독이 가장 먼저 부른 이름.

[봉준호/감독]
″사랑하는 송강호 님.″

앞서 열린 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 송강호가 소감을 말할 때는,

[송강호/배우]
″1월 19일 미국 배우조합상 시상식 아무리 한국영화지만 다 공감할 수 있는 소재고.″

바로 곁에서, 그리고 무대 아래서 마치 열성 팬처럼, 때로는 아빠처럼 봉준호는 송강호의 모습을 촬영했습니다.

칸에서는 송강호에게 무릎을 꿇으며 영광을 돌렸고, 아카데미 4관왕의 역사를 쓴 순간에도 봉 감독은 송강호를 먼저 찾았습니다.

봉준호-송강호 콤비의 시작은 영화 살인의 추억이었습니다.

장편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 흥행 참패로 의기소침해있던 봉 감독이 우연히 행사장에서 만난 송강호에게 ′살인의 추억′ 시나리오를 건넸고 미래의 거장과 미래의 국민배우는 2003년 그렇게 의기투합했습니다.

[살인의 추억(2003년) 메이킹 필름]
″상경이가 먼저 몸을 틀어?″
(이쪽으로 돌리는게 더 낫지. 카메라가 여기 있으니까.)

2006년 봉준호 감독은 송강호를 생각하며 영화 ′괴물′의 시나리오를 썼고, 노란머리를 한 강두 역의 송강호는 소시민적 이미지로 대중에게 깊이 각인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설국열차를 거쳐 2019년 기생충의 기택까지.

봉 감독은 송강호가 배역을 거절하면 기생충 프로젝트를 백지화할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페르소나′라는 말로 감독이 가장 믿고 먼저 찾는 배우가 된 송강호는, 두 사람이 함께 한 세월을 이렇게 추억했습니다.

[송강호/배우]
″′살인의 추억′부터 이렇게 쭉 거쳐 오는, 봉준호 감독이 끈을 놓지 않았던 이 시대에 대한 탐구, 그리고 우리 삶에 대한 성찰, 깊이 있는 어떤 시선들을 늘 느끼면서 또 감동받고 그렇게 세월을 같이 보냈던 것 같습니다.″

MBC뉴스 김수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