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희웅

우한 의사들의 한탄…"정부 은폐에 허망한 죽음"

입력 | 2020-03-12 07:37   수정 | 2020-03-12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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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중국 시진핑 주석이 그제 우한을 찾아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했는데요.

그런데 정작 우한의 의사들은 ′당국의 초기 정보 은폐가 의료진의 허망한 죽음을 낳았다′며 한탄하기 시작했습니다.

베이징 김희웅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신종코로나를 처음 세상에 경고한 리원량에 이어 주허밍, 그리고 메이중밍이란 이름의 의사가 사망했습니다.

암 환자 전담이었던 외과 주임 장쉐청도 코로나19 치료에 투입됐다 순직했습니다

[cctv]
″(장쉐청 주임은)매일 백명이 넘는 환자를 봤고 심각한 경우엔 20분 넘게 진료를 했습니다.″

발원지로 지목되는 수산물시장에서 가장 가까운 우한중심병원에선 이렇게 의사 4명이 숨졌습니다.

감염자만 무려 230여명이고, 이 가운데 2명은 아직도 위중한 상탭니다.

의사들은 사태 초기 중국 정부의 정보 은페를 폭로하기 시작했습니다.

1월 중순까지는 모두가 숨겼다.

후베이성은 우한시에서, 또 우한시는 각 병원에서 보고가 올라오는 걸 막았다.

은폐가 쌓이면서 황금시기를 놓쳤다.

한 의사의 폭로 내용입니다.

1월말이 돼서야 병원은 의사들에게 환자 한 명씩의 상태를 기록하게 했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이렇게 의사들은 한탄했습니다.

특히 후베이성 최대 정치 행사인 지방 양회 기간 중엔 이미 원인불명의 폐렴이라고 보고한 사례조차 ′기타 질병′으로 고치도록 했고 이같은 은폐 결과, 닷새간의 양회 기간에는 신규 확진자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양회가 끝나고 이틀 뒤에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사람간 전파 사실이 공식화됐습니다

이미 이미 열흘 전에 이같은 사실을 병원에 보고했던 리원량은 숨졌습니다.

작년말 동료의사 아이펀은 사스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 7명이 있다는 보고서를 sns에 공유했다가 유언비어를 유포했다는 이유로 리원량과 함께 징계를 당했습니다.

″이렇게 사태가 커질 줄 알았다면 두려워하지 않고 다 말하고 다녔을 것″ 이다… 역시 아이펀의 한탄입니다.

최근 중국 연구팀은 후베이 봉쇄가 닷새 빨랐다면 전체 환자 수는 지금의 1/3 수준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당국의 은폐가 없었다면 봉쇄 자체가 필요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김희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