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고재민

"화장은 필수"…던킨도너츠의 이상한 '봄맞이 지침'

입력 | 2021-03-17 20:35   수정 | 2021-03-1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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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여성 소비자들도 많이 찾는 던킨 도너츠에서 여직원들을 차별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여직원들은 반드시 화장을 해야 한다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하는데요.

육아 휴직을 다녀온 여직원은 직급을 강등시켰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고재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던킨도너츠 매장 직원들의 단체 대화방.

며칠전 ′봄맞이 환경 대청소′라는 제목의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근무 시 단정한 복장을 지시하면서 빨간 글씨로 ′화장 필수′라고 강조해 놨습니다.

본사 관리자가 각 지점장들에게 보낸 이 지침은 곧 모든 매장 직원들에게 공지됐습니다.

대화방에서는 ′화장을 꼭 해야하는 거냐′며 불만이 터져나왔습니다.

본사에 결과를 보고하기 위해 직원 사진까지 찍은 지점도 있었습니다.

한 직원은 사진을 찍는 게 싫어서 ′마스크를 더 올려 썼다′고 했습니다.

본사 관리자의 공지 사항은 지키지 않으면 인사평가에 불이익이 있고, 불시에 점검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화장 필수′ 같은 말이 안되는 지시도 따를 수 밖에 없다는게 직원들의 말입니다.

[던킨도너츠 매장 직원]
″(화장이) 업무 능력과는 큰 관련이 없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화장의 유무에 따라서 제 인사적인 진급이나 이런 거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면 그거 자체가 너무 부당하다고 생각했어요.″

2년 전 공지에도 ′일찍 나오느라′ 또는 ′하기 싫어서′, ′깜박해서 못 했다′는 변명하지 말고 기본적인 화장은 필수다.

풀메이크업은 아니라도 예쁘게 하고 일하라고 적혀 있습니다.

던킨도너츠의 성 차별적 지침들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육아휴직을 하고 돌아오면 휴직 전에 점장이었더라도 복직한 뒤엔 점장 아래 ′매니저′로 강등되기도 했습니다.

[던킨도너츠 매장 직원]
″여초 직장이고, 저희가 언젠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을 수도 있는데, 그 때는 그렇게 피해를 받는 사람들이 모두 저희가 되는 거잖아요.″

[윤지영 직장갑질 119 변호사]
″이거(화장)는 사실 업무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거죠. (육아휴직 복직시) 실제로 임금이 낮아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직급 자체가 낮아진 상황이라면 그때는 그것도 불리한 처우로 볼 수 있는 거죠.″

본사인 SPC 측은 화장이 필수라는 공지는 ″비공식적 채널을 통해 일부 직원에게 전달된 건 맞지만, 해당 문서는 인지 즉시 철회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육아휴직자의 직급 강등에 대해서는 ″점장 자리가 없는 경우 부득이 다른 직급으로 복직할 수 있고, 직급만 다를 뿐 급여는 휴직 전과 동일하다″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

(영상취재:최인규/영상편집: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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