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문현

[단독] "1급은 연봉 1억에 제네시스"…LH 퇴직자는 '금값'

입력 | 2021-03-18 19:59   수정 | 2021-03-1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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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일이 이렇게 굴러 가니 LH 퇴직자의 몸값은 현직 때보다 높을 수 밖에 없고 업계에는 직급에 따라 정해진 정가가 있습니다.

LH 처장은 얼마, 부장은 얼마 이런 식인데 데려 가려는 업체도 많습니다.

오죽하면 재취업을 못한 LH 퇴직자는 바보라는 말까지 있습니다.

이어서 이문현 기잡니다.

◀ 리포트 ▶

아파트 환기 장치를 만드는 납품업체.

2019년과 2020년 LH 2급 부장 출신 두 명을 부사장으로 모셔왔습니다.

덕분에 이 회사의 주력제품 매출은 1년만에 40%나 늘었습니다.

[납품업체 A]
″새로 금방 퇴사한 사람 와서 조금 나아진 거예요. 2020년 실적을 보면 10억을 했어요, OB(퇴직자) 두 사람 데리고 와서.″

여기 뿐만이 아닙니다.

전열교환기 납품 업체도 LH 출신 부사장이 2명, 욕실팬 납품업체도 LH 출신 부사장이 2명입니다.

[납품업체 B]
″LH는 기준이있다 보니까 그런 것들 맞춰서 납품하려면 잘 모르는 부분들도 있고 해서 그런 경우가 종종 있죠.″

LH가 짓는 아파트 공사 현장에는 모두 LH 직원들이 현장감독관으로 나와 있습니다.

납품업체는 시공사가 골라 오지만, 최종 결정권은 LH 현장감독관들이 쥐고 있습니다.

[시공사]
″시공사 입장에서 딱 올렸는데, 이 사람(LH 현장감독관)이 승인을 안해요. 그럼 바꾸라는 의미죠. (′혹시 다른 데 아시는 데 있습니까? 어디로 할까요?′) 그러면 ′요즘 어디가 잘 한다던데′ 가격만 크게 안 비싸다면 거기로 바꾸는 거죠.″

현장감독관의 힘이 이렇게 막강하다 보니, 이들의 직장 상사였던 LH 퇴직자들의 몸값도 비싼 겁니다.

아예 시장 가격이 정해져 있다고 합니다.

[납품업체 C]
″(1급 처장은) 연봉 1억에 제네시스 한 대. 이렇게 정해져 있죠. 덜 받아도 창피한거야. 그거 룰은 지켜주는 거예요.

[납품업체 A]
″퇴직 기간이 남아있으면, 퇴직 기간만큼 못 받는 걸 더 줘야 해요. 법인카드를 줍니다. 자기 맘대로 쓰게. 식사하고 이런 거 쓰겠죠. 골프를 친다든지. 부장급은 5천만원에서 6천만원 그 사이입니다.″

LH가 작년에 발주한 공사액은 16조 원.

웬만한 대형 건설사보다 훨씬 큽니다.

[납품업체 E]
″LH가 우리나라 어떤 건설사보다 더 크잖아요. LH에 시방(시공방법) 하나만 박으면 3대가 먹고 산다잖아요.″

LH는 ″자재 업체 선정 과정은 모두 공개되기 때문에 현장감독관의 개입이 어렵다″고 해명했습니다.

전관특혜 관행에 대해서는 ″해명할 게 없다″고 답했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취재:방종혁 최인규/영상편집: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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