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손은민

[제보는 MBC] 엄마가 '쓰레기 집'에 남매 방치…아빠는 홧김에 방화?

입력 | 2021-03-30 20:35   수정 | 2021-03-30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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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엄마와 함께 살던 어린 남매가 쓰레기로 가득 찬 집에서 몇년 동안 방치됐던 사실이 드러 났습니다.

견디다 못한 딸이 따로 살던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 하면서 알려지게 됐는데, 경찰은 엄마를 입건했고, 아이들은 보호시설로 옮겨졌습니다.

제보는 MBC, 손은민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대구 수성구의 한 주택입니다.

집에 들어서자 마루며 부엌이며 온통 쓰레기로 가득합니다.

이 곳에서 9살 딸과 5살 아들, 그리고 엄마까지 세 식구가 살았습니다.

온갖 조리 도구는 지저분하게 널브러져 있고, 음식물에는 곰팡이가 피었습니다.

침대 위에는 과자와 컵라면 찌꺼기가 남아있고, 바닥에는 음식 찌꺼기가 말라 붙었습니다.

[제보자]
″할 말이 없죠. 이런 데서 아이가 4년을 살았다는데… 음식물 쓰레기고 뭐고, 밥을 곰팡이 핀 걸 먹이고…″

함께 사는 엄마는 며칠 씩 집을 비웠고, 아이들 끼니도 제대로 챙겨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교 교사]
″(아이들이) 일주일 중에 3, 4일이라고 했는지 4, 5일이라고 했는지 엄마가 집에 없다, 저녁에… 집이 지저분하다. (집에서) 담배를 한다…(고 말했습니다.) ″

어린 남동생은 4살 많은 초등생 누나가 돌봤습니다.

[학교 교사]
″둘이 자는데 ′동생이 중간에 깨면 자기가 젤리를 주고 토닥여서 재운다…′ 이건 명백한 아동학대잖아요.″

더는 견딜 수 없었던 딸은 집 안을 촬영해 아빠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이혼한 뒤 다른 지역에 살고 있던 아빠는 아이들을 데려가기 위해 대구로 찾아왔고, 교사, 경찰과 함께 현장을 확인했습니다.

[제보자]
″00아, 어디가면 안돼. 이제 깨끗한 집에서 살거야. 알았지? 응?″

경찰은 아이 엄마를 방임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엉뚱하게도 집에 화재가 났고, 경찰은 아이 아빠를 긴급체포했습니다.

경찰은 아이들의 거주 환경을 목격한 아빠가 홧김에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구 수성경찰서 관계자]
″(아빠가 집에서) 나오자마자 CCTV 상에 불이 나버리니까… 본인은 (방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모두 경찰 조사를 받게 된 남매는 지역 아동보호센터에 맡겨졌습니다.

경찰은 아이 엄마에 대해 방임 외에 아동 학대 행위가 추가로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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