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음주운전 차량에 치인 동생에게 긴급 수혈을 필요로 한다는 한 누나의 간절한 호소글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는데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요청이었지만, 혈액이 남을 정도로 도움의 손길이 쇄도했다고 합니다.
[권민정]
″운전석이 완전히 밀려서 조수석까지 붙어 있는 상황. (동생 상태는) 거의 정말 죽기 직전의…″
지난 22일 밤 경북도청 앞 도로.
음주운전 차량에 치인 동생의 몸은 성한 곳이 거의 없었습니다.
6시간에 걸친 대수술.
출혈량이 많아 위급상황에 몰렸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해당 병원에선 혈액 수급이 벅찼고, 누나 권민정 씨는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혈 대상자를 미리 지목하는 ′지정 헌혈′을 부탁했습니다.
[권민정/′지정헌혈′ 요청 글 게시자]
″내 동생을 살려야겠다는 마음이었어요 피가 없으면 죽어버리는 거 아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온라인이란 익명의 공간에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올린 부탁.
설마 했는데, 사람들은 외면하지 않고 적극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응원 댓글과 추천이 쇄도했고, 실제 현혈로도 이어졌습니다.
[권민정/′지정헌혈′ 요청 글 게시자]
″어제까지 받은 것(헌혈증)만 해도 거의 한 150장 정도? 제가 지금 헌혈하러 가겠다, 헌혈하고 있는 사진을 보내주시는 분들도 계셨고. 지금도 (헌혈증) 택배가 오고 있대요 집으로… 30팩 정도를 수혈했다고 긴박한 상황은 넘긴 것 같아요.″
온라인 상에서 남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선 사례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4월 6일 뉴스데스크]
″시내 버스 두 대와 화물차 두 대가 잇따라 추돌하면서…″
″추돌 사고를 당한 딸이 긴급 수술로 피가 많이 모자랍니다.″
헌혈을 부탁한 한 아버지의 글에, 너 나 할 것 없이 헌혈센터를 찾은 시민들.
″코로나19 확진됐는데, 저와 자가격리 중이라는 이유로 화상을 입은 생후 10개월 된 아이를 받아주는 병원이 없습니다.″
절망감에 눈 앞이 캄캄해진 아버지에게 내 일처럼 걱정하며 병원을 수소문해 준 누리꾼들과, 직접 집을 찾아 아이를 치료해 준 화상전문병원 의료진도 있었습니다.
[권민정/′지정헌혈′ 요청 글 게시자]
″동생을 살려주셨고 너무 감사드리고… (저희 가족이) 이제는 받은 만큼 베풀어야겠단 마음밖에 안 들더라고요.″
오늘 이 뉴스였습니다.
(취재구성: 김명순 / 영상편집: 김정은 강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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