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홍신영

잇따르는 '항만 참변'…'일용직'은 통계에도 안 잡혀

입력 | 2021-05-25 20:08   수정 | 2021-05-25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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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보신 것처럼 항만 노동자들의 끔찍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알려지는 사고보다 소리 소문 없이 묻히는 사고가 훨씬 더 많다고 하는데요.

특히 일용직 노동자의 경우엔 사망자 통계에도 집계되지 않고 있습니다.

홍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천항 북항 하역장.

지난해 여름, 50대 일용직 노동자의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하나에 2톤이 넘는 철근을 크레인 줄에 거는 작업을 하던 중, 철근 하나가 굴러 떨어지면서 다리가 깔린 겁니다.

[전창환/항만 노동자 동료]
″신호수가 그 줄만 보고 사람을 안 본 경우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죠. 사람이 (고리에)걸어주고 빠져 나와야 되는데 못 빠져나온 상태에서 들어 올린 거죠.″

대형장비가 많은 항만 특성상 한번 사고가 나면 중대재해로 이어지기 십상입니다.

특히 일용직 노동자들의 경우, 더 위험한 상황에 노출돼 있습니다.

[전창환/항만 노동자 동료]
″상용직들, 그 사람들에게 우선권을 주다 보니까 안에 들어와서 하는 작업을 안 하게 되죠. 왜냐하면 더 위험하니까. 위험률이 높은 데서 저희가 작업을 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안전사고율이 더 높게 나오겠죠.″

지난딜 평택항에서 컨테이너 벽체에 깔려 숨진 이선호 씨도, 지난 주말 부산신항 물류센터에서 지게차에 치여 참변을 당한 30대 노동자도, 아르바이트를 하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고가 나면 오히려 하청업체의 일용직이 더 피해를 보는 구조라고 노동자들은 말합니다.

[박민구/민주노총 YT노조 선광분회장]
″하청 업체는 (노동자들에게) 사고 내지 말아라. 사고 내면 자른다… 뭐 그런 식으로 억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이런데도 해양수산부와 고용노동부는
수박 겉핥기 식의 형식적 단속만 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김근영/인천항민주노조협의회 의장]
″현장을 급습해서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안전 실태를 제대로 잡을 수 있는 점검을 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우리 언제쯤 간다 통보 다 해준 상황에서 청소 다 해놓고, 다 치워놓은 다음에 점검을 하고 가고 있습니다.″

5년간 항만에서 숨진 노동자는 23명.

이마저도 고용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일용직 노동자 사망은 통계에서도 빠져 있습니다.

[이인화/민주노총 인천본부장]
″우리 노동자들은 제발 일하다 죽지는 말자. 어떻게 살기 위해서 일하러 나갔는데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느냐…″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영상취재: 김백승 VJ / 영상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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