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신정연

간신히 불은 껐는데 또 다른 재앙이…죽음의 해안

입력 | 2021-06-04 20:22   수정 | 2021-06-0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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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달 스리랑카 앞바다에서 화학물질을 싣고 가다 불이 났던 대형 컨테이너선이 침몰하면서 환경 재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세 플라스틱 수천 톤이 해변을 덮었고, 물고기와 거북이 같은 해양 동물들의 사체가 떠밀려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신정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바다 위에서 활활 타오르는 대형 싱가포르 화물선.

1천4백여 개의 컨테이너를 싣고 인도에서 출발했는데, 스리랑카 해역에서 불이 났습니다.

물대포를 쏘고, 소화 약품을 뿌려대도 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습니다.

[다르샤니 라하다푸라/스리랑카 해양환경보호청장(지난달 25일)]
″거친 파도와 강한 바람에 불길이 거세졌습니다. 컨테이너 하나는 폭발했습니다.″

안에 있던 화학 물질이 불길을 키우고, 내부 폭발까지 겹치면서 불을 끄는 데 무려 12일이나 걸렸습니다.

그런데 진화 다음날부터 배가 가라앉기 시작하면서 재앙이 시작됐습니다.

컨테이너에 실렸던 플라스틱 포장재 폴리에틸렌 미세 알갱이들이 대량으로 흘러나온 겁니다.

마치 눈이 쌓인 듯한 해변에 바다거북과 물고기, 새 사체가 끊임없이 밀려옵니다.

[스리랑카 어부]
″바다로 25킬로미터나 나왔는데, 아침에 그물을 건지니 물고기가 한 마리도 없더군요.″

설상가상으로 이 배에는 278톤의 벙커유와 50톤의 가스, 25t의 질산, 다른 유독 화학물질까지 실려있습니다.

[헤만타 위다나지/ 환경과학자]
″매우 위험한 화학물질이 많습니다. 유해 화학물질을 담은 컨테이너가 최소 80개가 넘습니다.″

배에서 흘러나온 기름띠가 이미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40km 떨어진 해변까지 퍼졌는데, 유출이 본격화 될 경우 인도양 생태계가 걷잡을 수 없이 파괴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MBC 뉴스 신정연입니다.

(영상편집: 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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