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희웅

마지막 신문 찍어낸 '빈과일보'…"홍콩에 미래는 없다"

입력 | 2021-06-24 20:33   수정 | 2021-06-2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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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를 써온 홍콩의 빈과 일보가 오늘 마지막 신문을 냈습니다.

사실상, 강제 폐간입니다.

중국 정부가 ′국가 보안법′을 만들고 1년, 홍콩의 언론 자유가 통제됐다는 상징적인 사건인데요,

홍콩 시민들은 마지막 신문을 사기 위해 긴 줄을 섰습니다.

베이징 김 희웅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편집을 끝낸 사무실엔 박수 소리가 울렸습니다.

마지막 신문입니다.

[딕슨/빈과일보 편집디자이너]
″이제 홍콩에 언론자유는 없고 미래도 없습니다.″

마지막 신문은 평소의 열 배가 넘는 1백만 부를 찍어냈습니다.

직원들 8백명은 일자리를 잃게 됐습니다.

빗 속에 신문사를 찾은 사람들은 빈과일보의 마지막 밤을 함께 했고, 떠나는 기자들을 박수로 위로했습니다.

[메이/빈과일보 기자]
″졸업하고 바로 들어온 신문사라서 정말 소중한 곳이었습니다.″

가판대 앞엔 새벽부터 신문을 사러 온 시민들이 긴 줄을 늘어섰습니다.

[마신 록/홍콩시민]
″잃어버린 역사지만 다음 세대가 이런 일을 알게 하는 게 우리 책임이어서 (신문을 삽니다.)″

1995년 창간한 빈과일보는 홍콩 민주화 시위를 적극 지지해온 대표적인 반중국 매체입니다.

최근엔 보도 책임자들이 체포됐고, 회사 자산이 동결되는 수난을 당했습니다.

사실상 강제 폐간됐습니다.

국가보안법 위반이란 혐의를 받아서였습니다.

홍콩 국가보안법이 통과된 직후인 지난 해 7월, 물대포를 맞고 나가 떨어지는 기자들.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진 기자들의 모습은 달라진 홍콩 언론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지미라이/빈과일보 사주(작년) 현재 구속 수감중]
″상상 이상의 최악 상황입니다. 이제 홍콩이 완전히 진압됐다는 통보입니다.″

당시 홍콩 시위와 시민단체 동향을 전해오던 현지인은 보안법 통과 직후 돌연 연락을 끊은지 1년이 됐습니다.

외국 기자와 소통하면 처벌받을 거 같아 두렵다는 메시지가 마지막이었습니다.

빈과일보 폐간에 대해 미국과 EU, 대만과 일본 등은 언론 탄압이라고 비난했지만 중국은 내정 간섭을 하지 말라고 일축했습니다.

홍콩의 상징이었던 2층 버스는 지금 온통 붉은색으로, 다음달 중국공산당 창당 1백주 년을 경축하면서 시내를 누비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김희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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