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공윤선

주인 허락 없인 구조도 못 했는데…"동물, 물건 아니다" 법 개정

입력 | 2021-07-19 20:07   수정 | 2021-07-19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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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주인의 방치로 고양이나 개가 죽어 가더라도 제3자는 구조조차 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현재 민법상 동물은 ′물건′, 그러니까 소유자의 재산이라서 주인의 허락이 있어야 손을 댈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정부가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민법에 추가해서 입법 예고했습니다.

공윤선 기자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3월 울산의 한 주택,

지저분한 방 안에 고양이 3마리가 숨진 채 누워 있고 바로 옆에선 다른 고양이가 물을 먹고 있습니다.

[박승혁/고양이 주인 지인]
″바닥에 핏자국 있었고요. 죽은 고양이 입에도 피가 맺혀 있었고…″

고양이 7마리를 키우던 주인이 장기간 집을 비운 사이 벌어진 일입니다.

이미 한 달 전 한 이웃이 고양이들을 구해 달라고 구청에 요청했지만 거절됐습니다.

민법상 동물은 물건이므로, 소유주의 허락 없이 손을 댈 수 없다는 겁니다.

주인의 소유권 포기 각서를 받은 뒤에서야 구청이 조치에 나섰지만 그사이 3마리의 고양이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이제 동물도 법적으로 물건 취급을 받지 않게 됐습니다.

법무부는 오늘 민법 제98조 2항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새로 추가해 입법 예고했습니다.

[정재민/법무부 법무심의관]
″국민 10명 중 9명이 민법상 ′동물과 물건을 구분해야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국민의 인식 변화를 법제도에 반영하고 생명이 보다 존중받는 사회를 견인하기 위하여…″

이에 따라 남의 반려동물을 죽거나 다치게 할 경우, 기존의 단순 ′재물손괴죄′가 아닌 별도의 형사 처벌 규정이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가해자에게 민사상 위자료를 청구할 근거도 구체적으로 논의되기 시작됐고, 반려 동물을 압류 같은 강제집행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 역시 검토되고 있습니다.

동물보호법에 따라 최대 3년 이하의 징역인 현행 동물 학대 처벌 수위 역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MBC뉴스 공윤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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