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신재웅

인사 불만에 팀장·동료 노려‥'생수병 사건'의 전말

입력 | 2021-11-16 20:36   수정 | 2021-11-16 20:38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생수병에 독극물을 넣어서 회사 동료를 숨지게 한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이 인사 불만을 품은 직원의 단독 범행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숨진 용의자를 이례적으로 형사 입건해 한 달간 수사를 진행한 결과, 범인은 처음부터 동료 3명을 노렸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신재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한 풍력발전회사 사무실에서 생수병 물을 마신 40대 남성 팀장과 30대 여성 직원이 쓰러진 이른바 ′생수병 사건′.

[소방 관계자]
″남자분은 식은땀이랑 구역감은 있다고 하셨고, (여자분은) 가는 중에 2차로 경련을 한 번 더 한 정도, 발작 같은‥″

여성은 의식을 회복했지만, 중태에 빠진 팀장은 끝내 숨졌습니다.

신고가 7시간이나 늦게 이뤄진 상황에서 경찰은 이튿날 무단결근한 직원 강 모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습니다.

강 씨의 주소지와 실거주지가 달라 강력팀 형사 전원이 휴대전화 위치추적으로 일대를 뒤졌습니다.

[인근 주민]
″경찰차도 오고 막 형사분 남자분들이 우글우글하더라고요. 아침에도 과학수사 사람들이..″

하지만 이미 강 씨는 유서도 없이 숨진 상태로 발견됐는데, 집 안에서 여러 종류의 독성 물질이 발견됐고 피해자의 혈액에서 나온 성분과도 일치했습니다.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이례적으로 숨진 용의자를 입건한 경찰은 강 씨가 처음부터 동료 3명을 노린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숨진 팀장은 평소 업무 처리를 자주 지적했고, 지방 발령 가능성까지 언급했던 걸로 전해졌습니다.

여성 직원에 대해선 ″나이와 직급도 같은데 일을 많이 시키고 부려 먹는다″며 원망하는 메모가 발견됐습니다.

사건 발생 2주 전 또 다른 직원에게 마시는 음료수에 독극물을 탄 건, ″룸메이트로 친한 사이인데 보호해 주지 않았다″고 앙심을 품었던 것으로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숨진 강 씨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짓고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마무리했습니다.

MBC뉴스 신재웅입니다.

영상편집: 박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