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홍의표

"청소년도 시민입니다"‥예산 삭감에 배움터 폐쇄 위기

입력 | 2021-11-16 20:38   수정 | 2021-11-16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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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임 시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던 사업들, 시민 참여나 주민 자치 분야의 예산을 대폭 삭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관련 단체들이 연일 반발하고 있는데요.

청소년들도 자신들을 위한 공간이었던 ′마을 배움터′를 지켜달라면서 호소에 나섰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홍의표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2년 전부터 지역 청소년들이 함께 공부하고 여가 시간을 보내온 ′마을배움터′.

아이들은 이곳에서 공연도 열고 인터넷 방송도 진행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때는 학교 대신 찾는 곳이었습니다.

[심 현/고등학생]
″작년에는 온라인 (수업) 했어서, 배움터에 가서 수업을 들었던 경우도 굉장히 많았고요.″

그런데, 올해 5억 원이던 서울시 지원금이 내년 예산안에서 2억 원으로 줄었습니다.

호응이 높았던 진로 체험 같은 각종 사업을 중단하는 것은 물론, 아예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심한기/마을배움터 ′숨′ 센터장]
″′예산을 낭비하거나 허투루 쓰거나 잘못됐다′라는 근거가 있으면 저희들도 수긍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런 설명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학생들도 ″청소년도 시민″이란 피켓을 들고 직접 나섰습니다.

[김지우/고등학생]
″자신이 원하는 걸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주는 공간은 제 주변에는 이 공간 말고는 없거든요. 그래서 이 공간은 사라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에서 삭감한 민간위탁 분야 예산은 약 830억 원.

오세훈 시장은 ″특정 시민단체들이 특혜성 지원을 받아왔다″며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서울시 바로세우기″라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지원을 받아온 단체들은 잇따라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고, 구청장들과 시의회도 ″복지나 지방자치 예산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일방적으로 줄였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예산안이 시의회 심의를 거쳐 다음 달 최종 결정될 때까지, 서울시 안팎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 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 영상편집: 고무근 / 영상제공: 마을배움터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