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연구소가 무기개발연구를 맡긴 대학의 연구소를 감사한 결과 보고서를 MBC가 입수했습니다.
교수가 본인의 인건비는 늘리면서 학생 인건비는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장비 구입비를 엉뚱하게 사용하는 부적절한 행태가 여러 건 적발 됐습니다.
감사로 드러난 실태를 남효정 기자가 고발합니다.
◀ 리포트 ▶
광주과학기술원, GIST의 김기선 총장.
2019년 18억 원 규모의 위탁연구 사업을 맡았습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김 총장이 받아간 인건비는 4천100만 원.
하지만 대학원생 4명에겐 반년 넘게 인건비를 주지 않다가 작년 3월부터 매달 2만 원부터 5만 원까지 10만 원, 12만 원, 32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연구계획서엔 학생들 인건비로 9천600만 원을 책정해놓고 실제로는 약 0.6%인 66만 원만 준 겁니다.
[김기선/GIST 총장]
″학교 시스템으로 그게 보완이 돼 있어요. (인건비를) 조금 준 이유가 일종의 인력 양성 교육을 받는 거거든요. 그 학생들한테 ′왜 거기서 돈 적게 받았느냐′ 그러면 ′그 연구에 참여한 것 자체가 저한테는 교육의 기회였습니다′ 그렇게 얘기할 것 같은데요.″
공동연구자인 다른 교수와 또 다른 대학원생 3명의 인건비 2천900만 원은 아예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김 총장은 지난 3월 2개의 센터장을 겸하면서 급여 4억 원 외에 2억 3천여만 원 연구 수당 등을 부적절하게 챙긴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18억 3천만 원의 예산을 받은 한국과학기술원 KAIST의 A 교수는 자신의 인건비로 7천900만 원을 신청해놓고, 정작 2배 가까운 1억 4천여만 원을 받았습니다.
[A 교수/KAIST]
″내 경우에는 과제가 2개니까 그렇게 된 거고.. 예산 변경을 하는 걸로 (국방과학연구소) 관리자들하고도 얘기를 했고 그렇거든요.″
또 장비를 산다며 3천9백만 원의 예산을 받았지만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이 비용도 인건비로 부적절하게 처리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A 교수/KAIST]
″이미 학과에서 보유하고 있는 장비를 그때 구입한 게 있어서 그걸로 쓰기로 했고…″
세종대에선 소속 연구원이 대표로 있는 회사 장비를 4천2백만 원어치 구입한 게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2020년 한 해에만 발주한 사업 예산이 280억 원.
감사 결과 28곳 중 18곳에서 예산이 부적절하게 쓰였습니다.
연구소는 36건에 대해선 주의 조치와 경고를 내렸고, 교수 3명에 대해서는 업무상 횡령과 방위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를 의뢰해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