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은 일종의 어음을 발행해서 현금을 먼저 받는 셈이니 그만큼 자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상품권을 분실하거나 유효기간이 지나 못쓰는 경우는 고스란히 상품권을 발행한 정부나 기업의 이득입니다.
이렇게 생긴 낙전수입이 2019년 한해에만 약 94억 원에 달하니까 그동안 누적된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액수입니다.
소비자들이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기한 안에 상품권을 사용해야겠지만 유효기간이 지난 상품권은 환불받아야겠죠.
여기서 잠깐, 상품권은 ′유효기간′과 ′소멸시효′라는 게 있는데요.
유효기간은 상품권 사용이 가능한 기간이고요.
소멸시효는 사용기간은 지났지만 효력을 갖고 있는 기간입니다.
유효기간은 3개월~5년 이내로 제각각인데 이때까지 사용해야 제값을 받는 겁니다.
소멸시효 즉 상품권의 효력이 사라지는 기간은 상품권을 발행한 날짜나 구매한 날로부터 5년 이내로 규정돼 있습니다.
유효기간이 지났더라도 소멸시효가 남아있으면 상품권에 적힌 금액의 90%를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백화점 상품권과 문화 상품권은 유효기간과 소멸시효가 똑같이 발행일로부터 5년 이내라고 적혀 있지만, 모바일 상품권은 유효기간이 더 짧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장맹원/한국소비자원 금융보험팀 팀장]
″상품권은 상사채권으로 소멸시효가 5년이 적용됩니다. 모바일 상품권의 유효기간은 이보다 짧게 설정돼서 3개월에서 1년 정도인데요. 농수산물처럼 상하기 쉬운 물품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권은 유효기간이 더욱 짧을 수 있기 때문에 유효기간을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소멸시효 5년이 지난 상품권은 쓰지 못하는 휴지가 되는 걸까요?
문화상품권은 소멸시효가 지났더라도 온라인에서는 사용이 가능한데요.
′컬쳐랜드′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일련번호를 이용해 금액을 충전한 다음에 온라인 가맹점에서는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른 종류의 상품권도 기한이 지나도 사용이 가능한 경우가 있으니까 발행업체 고객센터로 문의하는 게 정확합니다.
유효기간이 지나면 상품권 전액을 돌려주지는 않기 때문에 웬만하면 기간 안에 사용하는 게 유리하겠죠.
기간 내 쓸 수 없다면 유효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는데요.
모바일 상품권은 대부분 유효기간을 연장할 수 있고, 아직 사용하지 않은 쿠폰의 경우, 구매 후 일주일이 지나지 않았다면 전액 환불도 가능합니다.
상품권 금액을 일부만 사용해 애매하게 잔액이 남을 때가 있죠.
사용 횟수 상관없이 일정 금액만큼 쓸 수 있는 금액형 상품권은, 표시된 금액의 60%, 1만 원 이하 상품권의 경우에는 80% 넘게 사용한 경우, 잔액을 현금으로 돌려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만약 판매자가 현금으로 돌려줄 수 없고 다른 물건을 사야 한다고 하거나, 세일 상품이라 차액 환불이 안 된다고 거부하는 경우에는 상품권 표준약관을 지키지 않는 업체니까 소비자 주의가 필요합니다.
물건이 없어서 물품형 상품권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데요.
[장맹원/한국소비자원 금융보험팀 팀장]
″물품 제공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하게 지연되는 경우에는 동일한 가치의 상품권으로 교환 받거나 구매액을 반환받을 수 있습니다. 환불과 관련해서 업체와 분쟁을 겪고 있다면 거래 내역과 같은 증거 서류를 준비해서 1372 소비자 상담 센터 또는 행복드림 열린소비자포털을 통해 상담 또는 피해 구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알아둬야 할 게 있는데요.
공정위 표준 약관에서는 소멸시효 5년 안에는 상품권 금액의 90%에 대해 환불 요청이 가능하다고 돼 있지만, 상품권 발행처가 폐업하는 경우에는 사실상 금액을 돌려받기 어렵고요.
표준 약관은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업체가 막무가내로 환불을 거부하면 마땅한 해결책이 없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