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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외환위기도 코로나도 버텨낸 '만년가게'의 비결
입력 | 2021-11-15 06:22 수정 | 2021-11-15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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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코로나19로 많은 자영업자가 그동안 참 힘든 시간을 보냈었죠.
수십년간 숱한 고비를 버텨낸 노포 사장님들은 어떻게 이런 어려움을 이겨냈을지, 박성원 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 리포트 ▶
먹음직스러운 떡볶이와 순대, 튀김이 가득한 분식집.
동네에서는 막 퍼주는 가게로 유명합니다.
손맛과 인심을 40년 넘게 지켜왔습니다.
[박희섭]
″떡볶이, 순대도 맛있는데 김치를 맛있게 잘 담그세요. 맛있다고 하면 (포장해서) 퍼줘요.″
[이화순/1980년 개업]
″(하루에) 3~4만 원도 못 팔 때가 많았어요. 그렇지만 그걸 이겨낸 거에요. 조금 장사 된다고 (돈 욕심 내고) 안 된다고 때려치우고 이러면 안 되거든요.″
가격보다 품질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30년 이상 고수했다는 건어물가게.
코로나19 여파로 식당에서 주문이 끊겨 매출이 반토막나는 바람에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려웠지만 단골 손님 덕분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강순덕/1988년 개업]
″상품이 좋은 걸로 저는 그렇게 해서 승부를 걸었어요. 그게 제 자존심이니까‥몇 년 지나니까 많이 인정해주더라고요.″
오랫동안 지역에서 만남의 장소로 통했던 이 서점은 이제 환갑이 됐습니다.
한참을 책을 보다 빈손으로 나와도 눈치주지 않는 공부방이자 문화공간이었는데, 그때의 어린 학생들이 자녀와 다시 이 서점을 찾고 있습니다.
책 팔아 번 돈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던 창업주는 세상을 떠났고 대형서점의 진출로 한때 부도를 맞기도 했습니다.
그 아들이 서점을 다시 일으키자 주변의 도움이 이어집니다.
[전창민/2대 사장]
″너무 힘들었을 때 전화가 와서 납품의뢰가 있었을 때, ′계속 열어줘서 고맙다′는 한 마디 들었을 때 힘이 나서 계속했고‥″
업종도, 규모도, 사연도 다른 이 가게들은 눈앞의 이익보다는 손님들을 먼저 생각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경기도 안양시는 이런 특별함을 가진 오래된 가게 45곳을 ′만년가게′로 선정했습니다.
[최대호/안양시장]
″연대의 힘이 필요합니다. 우리 동네, 우리 지역에 있는 아저씨, 아줌마,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운영하는 가게를 많이 이용해주시면 (큰 도움이 됩니다.)″
수십년간 한자리에서 주민들과 함께 한 ′만년가게′의 뚝심은 긴 터널의 끝을 기대하는 자영업자들에게 희망의 힘을 보태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성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