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정상빈

사물함에 남겨진 구조복과 안전화‥빈소엔 눈물만이

입력 | 2022-01-07 20:00   수정 | 2022-01-07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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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순직한 소방관들의 사물함에는 방화복과 안전화 같은 장비들이 이름표와 함께 주인을 잃은 채 놓여 있었습니다.

빈소와 분향소에는 하루종일 동료들과 시민들의 조문이 이어졌는데요.

정상빈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바쁘게 화재 현장을 누볐을 안전화, 그을음이 잔뜩 묻은 방화복, 더러워진 헬멧과 상처투성이 산소통까지..

출동 사이렌이 울리면 서둘러 집어들었을 각종 장비들이 사물함마다 덩그러니 놓인 채 다시 못 올 주인들을 기다립니다.

[박재양/송탄소방서 119구조대 2팀장]
″화재 현장에서 입는 방화복이라고 하는데요. 1인당 2벌 이상씩 지급이 되고요. 1벌은 현장에서 망실됐고 1벌은 지금 보관된 상태입니다.″

항상 선두에 섰던 쉰 살 이형석 팀장과 올해 결혼을 앞둔 서른한 살 박수동 소방장, 입사한 지 8개월밖에 안 된 스물다섯 막내 조우찬 소방교.

가족 같은 동료 3명을 한꺼번에 잃은 대원들은 할 말도 잃었습니다.

[최광재/송탄소방서 119구조대장]
″지금도 그 직원, 제가 함께 근무하는 그 직원 3명 생각하면 지금도 억장이 무너지고 비통함 그지없습니다.″

이들이 함께 모셔진 빈소에서도 소방대원들은 넋을 잃은 듯 앉아있습니다.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먼저 가버린 동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넵니다.

불과 몇 달 전 소방대원이 됐다고 환히 웃던 친구의 얼굴을 이젠 다시 볼 수 없습니다.

[허우성/故 조우찬 고등학교 동창]
″소방관 준비를 되게 열심히 했었는데, 저도 입사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우찬이도 저처럼 입사하고 얼마 안 돼서 둘이 같이 정말 잘 됐다고.″

함께 출동했다 간신히 빠져나온 팀원 2명이 빈소에 들어섰을 땐 통곡이 터져 나왔습니다.

평택역 앞에 설치된 시민 분향소에도 온종일 추모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김민지/평택시민]
″제 또래이시고 저희 아버지 나이이신데 저흴 위해서 희생하시다가 돌아가시는 것이 너무 마음 아프고.″

[김숙희/평택시민]
″너무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일하는 중에 잠깐 짬을 내서 방문하게 됐습니다.″

경기도는 순직한 3명의 소방관들에게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할 계획입니다.

이들의 합동 영결식은 내일 오전 경기도청장으로 치러지고,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입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정민환 / 영상편집: 유다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