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홍신영

614억 횡령 까맣게 몰랐던 우리은행 - 엉터리 감시시스템 또 반복?

입력 | 2022-05-02 20:23   수정 | 2022-05-02 20:30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614억 원의 횡령 사건이 벌어진 우리은행.

이런 거액이 사라졌는데도, 우리은행은 어떻게 10년 동안이나 이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을까요?

1조 원대 금융사기 사건인 라임 펀드 사태 때도 우리은행의 엉터리 관리 시스템이 드러나면서, 개선을 약속한 적이 있었죠.

경찰이 오늘 우리은행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홍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찰이 서울 회현동에 있는 우리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했습니다.

614억 원을 횡령한 이 은행 직원이 구속된지 이틀만입니다.

구속된 전모 차장은 세 차례나 은행 내부문서를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2012년과 2015년 각각 173억 원과 148억 원을 수표로 빼갔는데, 이때 담당 부장에게 결재받은 가짜 문서가 발견됐습니다.

부동산신탁 전문 회사에 이 돈을 맡겨두겠다고 속여, 담당 부장의 결재를 받아냈습니다.

우리은행 내부자는 ″당시 전 차장이 신탁회사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더 많이 준다고 속여, 의심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구속된 직원은 2018년에도 293억 원을 빼내고 계좌를 아예 해지해버렸습니다.

이때도 ″자산관리공사가 이 돈을 맡아 관리하기로 했다″는 가짜 문서를 작성해 결재를 받았습니다.

우리은행은 자산관리공사가 정말 이 돈을 맡기로 했는지 확인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은행은 2020년 터진 1조6천억 원대 금융 사기 사건 라임 사태 때도, 이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했습니다.

우리은행은 이 펀드가 부실하다는 걸 알면서도, 고객들에게 계속 펀드를 팔았습니다.

사건이 터지자 우리은행은 모든 내부 문서를 전자문서로 스캔해 보관하도록 개선했습니다.

횡령 사건이 터진 부서의 문서들도, 이때부터 전자문서로 보관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돈은 모두 사라지고, 계좌까지 해지된 뒤였습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내부 통제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헛말이 아닌가 싶어요. 정말 강화됐다면 사각지대에 있는 이런 횡령 건에 대해 제일 먼저 들여다 봤어야 되는데…″

금융감독원은 신한, KB, 하나 등 모든 은행들에 내부통제 전반에 대해 자체 점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영상취재 : 나준영 위동원/영상편집 : 임주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