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형

숙소 물 새서 나가봤더니‥태풍 상륙 앞두고 '물바다'

입력 | 2022-09-06 20:08   수정 | 2022-09-0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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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태풍의 경로를 따라갔던 저희 취재진이 태풍이 상륙하기 한 시간 전쯤, 경남 고성에서 취재 중이었는데요.

머물고 있던 숙소 창문 틈으로 물이 새는가 싶더니, 앞에 있던 도로가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했다고 합니다.

당시 태풍 위력이 어땠는지, 김민형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새벽 3시 반쯤, 취재팀이 머물고 있던 경남 고성군의 숙소에 빗물이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순식간에 창틀이 젖었고 바닥으로 물이 흘러내린 겁니다.

안전모와 감전 차단 장화 등 안전장비를 갖추고 주변을 확인해 봤습니다.

나서자마자 비바람이 몰아칩니다.

도로를 덮친 빗물이 강물처럼 흘러내립니다.

현재 시각 3시 50분입니다.

현재 태풍도 남해안에 근접하고 있는데요.

이곳 경남 고성군도 비바람이 좀 더 거세게 불고, 바람이 약간 등을 떠미는 느낌마저 들고 있습니다.

맨홀 뚜껑이 열려 역류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운전자]
″(차가) 못 다닐 정도로. 깜빡이 넣고 있으니까.″

고성에서 마산이나 통영 방향으로 가는 남해안도로 길목도 순식간에 침수됐습니다.

이곳 경남 고성군의 한 도로도 이렇게 침수돼서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도로가 물에 잠겨서 차가 건너가지 못할 정도인데요.

소방대원들이 출동해서 이렇게 물을 빼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맨홀과 배수구에 낀 이물질을 빼내는 등 1시간 만에 7톤 배수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날이 밝은 뒤 취재팀이 이틀 전 방문했던 경남 남해군을 다시 가봤습니다.

새벽 0시부터 192.6mm의 비가 쏟아진 곳입니다.

얼마나 비바람이 거셌는지, 371년 간 마을 주민들의 휴식처였던 보호수도 뿌리채 뽑혀나갔습니다.

[박갑수/피해 주민]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서 바람이 세게 불길래 빨리 도망갔죠. 옆집 친구가 전화와서 ′나무가 쓰러져서 집이 난리났다′고 빨리 내려오래요.″

야산이 무너져 토사가 쓸려내려온 자리에선 새벽부터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허병선/부산국토관리청 진주사무소 현장소장]
″나무들하고 토사하고 같이 쓸려내려온 거예요. 다 덮쳐서 도로변을 막고 있었죠.″

태풍은 전남 동부지역에도 상처를 남겼습니다.

전남 보성군의 한 과수원, 나무 아래 곳곳에 수확을 앞둔 배들이 떨어져 있습니다.

1헥타르당 3~40%의 배들이 이렇게 못 쓰게 됐습니다.

[선종옥/피해 과수원 주인]
″자식같이 키운다고‥한 50%만 떨어져도 괜찮겠다 이렇게 했는데, 예상보다 절반 정도 떨어져서 조금은 위로가 됩니다 스스로가.″

여름 가뭄에, 추석도 일찍 와서 수확할 수 없었던 과일을 태풍에 잃었지만 최악까지 예상했던 것에 비해선 다행이라고 농민들은 서로를 위로했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 / 영상편집: 김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