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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수
"그날 자동 심장충격기 모자랐다"‥서울시 "예산 부족"
입력 | 2022-11-17 20:35 수정 | 2022-11-1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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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10·29 참사 당시 심폐소생술의 효과를 높이는 자동 심장충격기가 부족해서 구조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죠.
그런데 참사가 발생하기 직전에 자치구들이 서울시에 오래된 기기의 교체를 요구했지만 그것마저도 제대로 되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지윤수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이태원에서 참사가 발생한 30일 새벽 0시쯤.
′자동 심장충격기′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소방 무전 교신록에 잇따라 등장합니다.
″주변의 자동 심장충격기를 다 보내달라, 심폐소생술에 필요하다″는 대원의 요청에 지휘팀장이 ″이동할 때 챙기라″고 지시합니다.
2분 뒤, 같은 요청이 또 들어옵니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
″있는 것 없는 것 다 가져오라고 했으니까‥우리는 살아계신다고 판단하고 무조건 합니다.″
당시 구급차에 비치된 심장충격기는 물론, 파출소와 지하철역 등 근처에 비치된 기기까지 투입됐습니다.
이태원역에 설치된 자동 제세동기입니다.
참사 당일 시민 구조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지하철역과 파출소에는 1대씩만 있었고 주민센터에도 1대가 있었지만 문이 닫혀 있어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심폐소생술에 참여한 한 시민은 ″구조대가 올 때까지 자동 심장충격기를 구할 수 없었다″며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은 설치 범위를 확대해달라″고 청원했습니다.
취재팀이 입수한 서울교통공사 공문에도 ″자동 심장충격기 부족 사태로 구조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혼잡 역마다 5개씩, 100개가 더 필요하다″고 진단됐습니다.
하지만 참사에 앞서 서울시는 수명이 다 된 기존 기기를 교체하는 것도 버겁다는 분위기였습니다.
시내에 설치된 9천여 대 가운데 올해 안에 교체해야 하는 기기는 1천 5백 대.
서울시 올해 예산 3억 4천여만 원보다 10배를 더 투입해야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자치구들로부터 기기 교체 요구를 받고도, 사실상 묵살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시 구청 관계자]
″(이태원) 사고 터지기 직전이었거든요. 서울시에선 ′지자체에서 알아서 하라′고‥ 지자체에선 돈이 없어요. 나중에 혹시 문제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얘기를‥″
하지만 참사 후 중요성이 재조명되자, 서울시는 ″수명이 다 된 기기는 시 예산으로 전부 교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지하철역 100개 추가 비치 문제는 일단 유보했는데, 서울교통공사도 자체 예산을 들이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최경순, 한재훈 / 영상편집: 오유림, 권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