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정우

한파에 날벼락‥노후 열수송관 파열로 난방·온수 끊겨

입력 | 2022-12-05 20:28   수정 | 2022-12-0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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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서울의 최저 기온이 영하 7도까지 떨어지는 등 한파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파트 만 8천여 가구에 갑자기 온수와 난방 공급이 끊기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오래된 배관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인데, 복구까지 9시간이 넘게 걸려서 주민들이 추위에 떨어야 했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오전 9시쯤, 서울 상계동의 한 도로.

차도 한가운데서, 흰 연기가 분수처럼 솟구칩니다.

주변 가정과 사무실 등에 온수를 공급하는 ′열수송관′이 파손되면서 틈새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온 겁니다.

온수 배관에 누수가 발생하면서 현장에선 복구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아직도 흰 연기가 솟구치는 모습이 계속 보이고 있습니다.

27년 전 설치된 낡은 배관이 갑작스런 한파로 늘어난 열 공급량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황정미 / 서울에너지공사 홍보실장]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열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노후된 배관에 누수 현상이 발생된 것 같습니다.″

이 사고로 주변 12개 단지 아파트 1만 8천6백여 세대의 난방과 온수 공급이 최소 9시간 이상 중단됐습니다.

정확한 누수 지점이 약 3시간 만에야 확인되면서 복구 작업이 더 늦어졌습니다.

[이정자 / 주민]
″날이 추우면 당연히 걱정되죠. 특히 질환자들‥ 저는 심장병이 있기 때문에 항상 따뜻하게 살아야 되거든요.″

난방이 중단된 집으로 들어가봤습니다.

다용도실 한 켠에 빨래 더미가, 개수대에는 접시와 도마가 쌓여 있습니다.

수도꼭지는 어떻게 틀어도 찬물만 나오고 보일러도 돌아가지 않습니다.

[한미라 / 주민]
″빨래 해놓으려고 했는데요, 좀 이따 해야 될 것 같아요. 상황이 이런 지라‥″

아파트 내 어린이집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평소 22도를 웃돌던 실내온도가 19도까지 떨어져, 두터운 이불을 깔고 옷도 더 입혔지만 아이들을 씻길 수는 없었습니다.

[한수원 / 어린이집 원장]
″오후에는 간식 먹을 때 또 손 씻고 하거든요. 환기도 막 팍팍 시켜야 되고 그러는데, 환기도 많이 못 시켰어요.″

최근 5년간 열수송관 파열 사고 10건 중 7건은 이 같은 노후 배관에서 발생했습니다.

전국의 열수송관 4,720km 가운데 20년 넘은 배관은 약 30%에 달합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영상취재: 이관호
영상편집: 임주향